[이슈기획]'해빙', 인주시-안남시 이어 경기도 화정시로 관객을 부른다

기사 등록 2017-02-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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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영화 속 가상 도시는 어딘가 현존할 것 같은 모양새를 갖추며 관객들을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시그널'의 인주시가 그랬고 '아수라'의 안남시가 그랬다. '해빙'은 경기도 화정 신도시를 가상 도시로 설계해 영화가 주는 메타포를 녹여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조진웅은 병원 도산 이후 선배 병원에 취직한 내과의 승훈 역을 맡았다.

승훈은 치매 아버지 정노인을 모시고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성근의 건물 원룸에 세 들어 살게 된다. 어느 날 병원에 수면내시경을 받으러 온 정노인이 살인고백을 하고, 승훈은 정노인과 성근 부자를 의심한다. 한동안 조용했던 화정시에는 다시 살인사건이 시작되면서 승훈도 점점 숨겨진 공포에 맞닿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경기도 화정 신도시는 영화 속 제 4의 캐릭터라고 할만큼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는 한국사회가 빠르게 산업화되면서 해결하지 않은 문제들을 신도시에 비유해 건드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산업화만을 바라보고 문제들은 산적해버린다. 이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신도시가 됐다. 신도시는 허허벌판에 '경제의 산물' 건물들이 올라서며 이전의 모습들 싹 감춰버리거나 외면해버린다.

승훈의 감정을 쫓아 가다 도시의 드러나는 비밀의 실체는 지극히 평범한,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남편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내제된 욕망과 악을 끌어낸다.

이수연 감독은 '해빙'을 통해 스릴러의 방향을 틀었다. 보통 '추격자', '살인의 추억' 등 범인이 사건을 일으키고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그려왔는데 '해빙'은 무의식의 숨겨졌던 비밀들이 떠오르는 한 남자의 심리를 따라갔다. 이수연 감독의 강점은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에서 시작한 것이다. '4월에 한강에 제일 많은 시체가 떠오른다면?', '누군가 수면내시경 도중 고백하듯 살인을 털어놓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서 현실감을 탄탄히 쌓았고 심리스릴러지만 곳곳에 뿌려진 복선들을 결말에 가서는 일제히 퍼즐이 완성된다.

한편 '해빙'은 3월 1일 개봉한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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