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안방 여배우, 이시영-구혜선-정려원 삼인방 "누가 누가 잘하나?"

기사 등록 2012-01-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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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홍수연 인턴기자] 안방극장 여배우간 대결이 뜨겁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와는 다르게 브라운관 속 여배우간 연기대결이 점입가경이다. '난폭한 로맨스' 이시영, '부탁해요 캡틴' 구혜선, 그리고 '샐러리맨 초한지' 정려원 등 3명은 각각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신년 초 시청률 사냥에 여념없다.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가 2012년 1월 2일에 첫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수목드라마 '부탁해요 캡틴'과 KBS2 수목드라마 ‘난폭한 로맨스'가 1월 4일에 각각 시작됐다. 이들의 시작은 2012년 상반기 '신상'의 본격 대결로 이어지고 각 방송사들은 신년초 자존심을 건 한판대결을 가시화했다.

이슈데일리는 1월 첫주 '신상'을 주도하고 있는 여성 3인방을 분석해봤다.


◇ "센 여자가 대세다?"

시니컬한 이동욱에 터프한 이시영의 맞불 작전으로 초반부터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치고 있는 '난폭한 로맨스'. 이시영은 앙증맞은 여배우가 원피스를 입지 않아도, 하이힐을 신지 않아도 얼마나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보여준다.

유도선수 출신 경호원 유은재(이시영 분)는 사소한 시비 끝에 프로야구 스타 박무열(이동욱 분)에게 시원한 업어치기를 작렬하고 은재는 공교롭게도 그 일로 인해 무열의 경호를 맡게 된다. 거기다 은재는 박무열의 안티카페 '뻑무열'에 다이아몬드 회원이기까지 하다.

이쯤 되면 감이 빠른 이들은 '난폭한 로맨스'라는 드라마 제목과 관련해 무열과 은재의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맞다!. 양 극단에 서 있던 두 남녀가 불꽃 튀기듯이 부딪히며 서로에게 익숙해져간다는 이야기다. 단지 다르다는 것이지 서로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센 여자 연기. 여자 경호원에다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성격도 갖췄으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배역이라 하겠다. 요즘 세상이 무서워져 연기 잘못했다가 악플로 뭇매 맞기 십상인데 정극이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 이시영은 몸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입증해 보이고 있다.

배우 이원종과 이한위의 깨알 같은 코믹연기와 종합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무열과 은재의 육박전은 덤이다.


◇ "의욕 충만한 신입 파일럿 한다진. 부탁해요 구혜선"

오랜만에 항공드라마다. '부탁해요 캡틴'은 한다진(구혜선 분)이라는 여자 파일럿이 아픈 과거를 딛고 동료들과 좌충우돌하며 성장해간다는 이야기다. 구혜선은 한다진 역을 맡아 의욕만 가득 찬 중성적인 여자 파일럿을 연기한다.

문제투성이 파일럿이지만 한다진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최고의 코치가 있다. 그를 진정한 파일럿으로 만들어줄 사람이 바로 신기록 보유자 베테랑 김윤성 기장이다. 김윤성 기장 역할은 배우 지진희가 맡았다. 윤성은 노련하고 차분하게 다진의 성장을 돕는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어리광스런 다진의 모습을 보고 윤성은 그를 조용히 타이르고 그에 따라 다진도 조금씩 변해간다.

극 초반 다소 논란이 됐던 구혜선의 연기는 점차 안착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1월 12일까지 4회 분량이 방송되며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파일럿 제복이 어색했던 구혜선의 모습은 어느새 자연스러워졌고 다진의 역할에 젖어 들어가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던 다진이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기다림 거리다. 드라마의 비중이 커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다진의 비행실력만큼이나 구혜선이 '부탁해요 캡틴'에서 어떤 연기를 펼쳐갈지 기대해보자.


◇ '초한지'에 백여치, 정려원의 악녀연기에 측은지심이 생길까?

뛰어난 귀족 출신의 항우와 평범한 지방 관리 출신 유방. 그들의 맞대결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유방의 승리가 가져다주는 의미는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는데 뛰어난 인재를 다룰 줄 알았던 유방의 용인술은 지금의 리더십에 대한 교훈과 크게 다르지 않다.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는 기획부터 남달랐다.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을 현재에 끌어들여 우리 사회에 단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칼과 창만 안 들었지 전쟁터와 다름없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제의 적과 동침을 하기도 하고 오늘의 동료와 내일은 서로의 목에 칼끝을 들이대야 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정려원은 극중 무대가 되는 천하그룹의 회장 진시황의 손녀 딸 백여치를 맡았다. 그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며 극진한 사랑을 받아 세상물정에 어두운 여자다. 기본적으로 안하무인이고 부록으로 천방지축인 인물이다. 그리고 주인공 유방(이범수 분)에게 빠지게 되는 역할이다.

정려원이 맡은 백여치는 연기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악역이라는 것이 평범한 인물과 달라서 소화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어서 체할 수 있다. 우리가 악역의 인물을 보고 감동과 흥미를 느끼는 것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악의 본성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정의라는 명분과 억제책에 의해서 인간의 자연적 본능은 동굴에 갇히게 된다. 악역은 우리가 가진 본성을 탈출시켜 새로운 자유를 느끼게 하는 역할이다.

더 나아가 악이라는 가시 방패가 인물의 어두운 과거를 감추기 위함이거나 연약한 마음의 속살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라면 더욱 이야기는 길어진다. 인물이 가진 악한 면에 대해 동정과 연민을 이끌어내야 하니 이런 고충이 없다. 악역 연기자가 호평을 받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백여치란 인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섬세한 고민이 필요하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만약 정려원이 이번 기회로 연기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본인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려원이 좋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는 찬스다.

 

홍수연 인턴기자 h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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