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영화속 장면같은 명화는?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기사 등록 2011-09-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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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jpg](http://www.issuedaily.com/thumb_image/thumb_ji8bk201109152254417649.jpg)
[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호퍼가 그린 그림들은 그 시대 도시 공간이나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40년대 미국인들이 경험했던 세상과 호퍼가 그린 세상이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도시인의 고독이 짙게 배어나는 호퍼의 그림들을 보면 흡사 흘러간 헐리우드 영화의 스틸 사진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40~50년대 헐리우드 영화나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을 보면 호퍼의 그림과 유사한 장면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물 내부의 구조에서 그 안의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가 캔버스에 포착한 구도는 카메라의 촬영 각도와 너무도 유사합니다. 그래서 호퍼의 작품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호퍼의 대표작의 하나로 꼽히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역시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입니다. 흔히 이 작품은 도시인의 고독과 공허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되는게 일반적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한 편의 '느와르 영화' 같다는 생각입니다. 말쑥한 수트에 중절모를 쓴 건장한 남자들이 바의 의자에 앉아 뭔가 모의를 하는 장면들이 갱 영화에 자주 나온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과 매우 흡사합니다.
보스인 듯 보이는 중절모 남자와 그와 뭔가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여인, 그리고 왼편의 보스의 수하로 보이는 남자, 그리고 보스의 영향권 아래 놓인 바텐더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봐도 손색이 없습니다. 검은 수트와 중절모는 40년대를 다룬 갱 영화에 반드시 나오는 남자들의 필수품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제목 처럼 '밤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중절모 사나이들 사이에 흐르는 그 알 수 없는 긴장감은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가 열연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좋은 친구들' 이나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았던 마이클 만 감독의 '퍼블릭 에너미'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편의 느와르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 후대의 느와르 영화에 많은 영감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만큼 호퍼의 작품들은 특정공간에서 도시인들의 일상을 잘 포착하고 있습니다. 호퍼의 캔버스가 영화의 한 프레임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호퍼는 번잡하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가 아니라 한가롭고 적막한 도시의 이면을 화폭에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무실이나 호텔, 극장, 레스토랑, 바 같은 현대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도시인의 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호퍼의 그림들은 일견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한가롭고 적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도시인의 나른한 일상을 묘사하고 있어서 호퍼의 그림은 현대인들의 고독과 소외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호퍼의 고독은 경제적, 문화적 삶이 상당 부분 충족된 상황에서의 고독입니다. 이전 세대의 고단한 일상에선 벗어났지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과 변화 없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외로움과 단절감, 소외감 같은 것들이 호퍼가 그려내는 고독의실체입니다.
풍요로움 속에서 도시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호퍼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해낸 화가도 드물다는 생각입니다. 전후 미국인들은 바의 의자에 앉아 와인 한 잔 들이킬만한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된데다 개인주의적 성향 때문에 개개인이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론 풍족해졌을지 몰라도 도시의 익명성과 맞물려 인간적인 유대감은 약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20세기초 미국인들의 삶의 변화에서 온 만족감과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 느와르란? 주로 암흑가를 무대로 한 195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를 가리켜 프랑스 비평가들이 붙인 명칭
박정은 pyk73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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