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몸으로 때우기, 전통무예 기천문 수련기 1편

기사 등록 2016-03-30 14:05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몸으로 때우기'는 여창용 편집부장이 직접 체험하는 취재를 바탕으로 단순한 기사가 아닌 '발로 뛰는 취재'의 진면목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취재 영역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게 됩니다. [편집자 주]

본 필자가 이번 기획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현장을 찾아가는 취재가 아니라 직접 체험을 통한 취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평소 본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독자들에게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번 기획의 첫 번째는 바로 전통무예 기천문 수련이다. 기천문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수련법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전통무예라고 할 수 있다.

예가온액션아카데미의 심명섭 대표는 영화 '타투'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의 무술감독을 맡았으며, 특히 기천문의 전수자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특히 배우 이유영과 아역배우 김민서가 심명섭 대표에게 기천문을 사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명섭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서양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동양의 무예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동양의 무예 수련 방식이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은 오래전부터 동양무예에서는 해오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본 필자는 무예 수련에 앞서 기본동작부터 시작을 했다. 기천문은 기본적인 예법을 가르치는 단배공과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코어근육 단련하는 내가신장, 기천문 무예의 기본 자세인 육합단공 등을 수련하게 된다.

기본적인 예법을 마친 후 내가신장 자세를 배웠다. 내가신장은 보기에는 특별할 것이 없는 자세이다. 발의 모양과 자세는 영춘권의 기본자세인 이자겸양마 자세와 비슷하다. 단 다리에 힘이 집중되는 이자겸양마와는 달리 내가신장 자세는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신장은 다리를 어깨 넓이보다 약간 더 벌린 상태에서 발끝을 몸안으로 향하게 하고, 무릎을 모은다. 이후 두 팔을 뻗은 뒤 손목을 뒤로 젖히면 된다. 골반을 뒤로 뺀 상태에서 복근에 힘을 주면 자세가 완성된다.

겉보기는 쉬워보이지만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힘이 소모됐다. 1분 동안 내가신장 자세를 유지만해도 스쿼트 수십번을 한만큼의 통증이 느껴졌고, 땀이 흘렀다. 심명섭 대표는 "몸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몸의 불균형이 그만큼 심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신장 이후에는 육합단공을 배웠다. 육합단공에는 내가신장을 비롯해 범도, 소도, 대도, 금계, 허공 등 여섯가지를 배웠다. 첫 날은 범도와 소도까지 수련했다. 코어 근육이 단련되지 않아서인지 수련은 매우 힘들었다.

범도는 호랑이가 싸움을 하기 전 대적하고 있는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다리의 코어근육 특히 관절을 둘러싼 근육을 단련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첫 날은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다. 하체에 힘이 어느 정도 길러지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대도 자세는 앞에 나선 다리에 힘을 모으면서, 뒤의 다리로 받치는 모양이다. 방법은 오른발은 꺾어서 역근이 되고록 하고, 왼발은 쭉펴서 구부러지지 않게 한다. 왼발목도 안쪽으로 꺾어서 역근이 되도록 한다.

이 자세는 팔의 모양을 통해 허리를 틀 수 있는데 이때 허리 스트레칭은 물론 척추를 감싸고 있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할 수 있다. 때문에 디스크 환자나 허리의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도는 소가 밭갈이를 하는 모양새를 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는 방법은 오른발은 역근을 시켜서 오른쪽 허벅지와 장단지가 ㄱ자가 되게 하고, 왼쪽 허벅지와 장딴지는 ㄴ자가 되게 한다.

또한 가슴은 정면을 바라보게 하며 체중은 뒷발에 실어주되 범도처럼 완전히 뒷발에 체중을 싣지는 않는다. 이 자세는 힘을 발산하기 전 최대로 응축하는 효과가 있다. 역시 하체에 힘을 집중시켜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심명섭 대표의 지도와 수련은 약 1시간 남짓이었다. 큰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1시간 동안 운동기구를 들고, 스쿼트와 푸쉬업을 한 것과 같은 통증과 함께 땀을 흘렸다. 심명섭 대표의 말대로 몸의 균형이 잡히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신장 등 기천문의 기본자세 수련을 통해 앞으로 배우게 될 고난이도의 동작과 기술에 더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

[장소협찬:예가온액션아카데미, 수련지도:심명섭 대표]

 

여창용 기자 hblood78@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