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분석] '브이아이피(V.I.P)', '신세계'에 이어 영화계의 새 VIP가 될 수 있을까

기사 등록 2017-07-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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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대한민국에 느와르 돌풍을 일으켰던 ‘신세계’의 감독 박훈정이 더 넓어진 세계관과 복잡해진 이해관계를 다룬 영화 ‘브이아이피(V.I.P)’로 돌아왔다. 작품은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화려한 라인업과 방대한 스토리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으려 한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브이아이피(V.I.P)’(감독 박훈정)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감독 박훈정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브이아이피는’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 분)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은폐하려는 자, 잡으려는자, 복수하려는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사진=박은비 기자

영화는 ‘기획귀순’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출중한 라인업, 거기에 전작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각본에 이어 ‘신세계’ 연출까지 맡았던 감독 박훈정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훈정 감독은 “기획 귀순은 과거에는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이라며 기획 소회를 밝힌 뒤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스케일도 넓어졌을 뿐 만 아니라 얽혀있는 인물과 기관 역시 더욱 다양해졌다”라며 기대감을 모으게 했다.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배우 장동건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김광일을 은폐하려는 ‘박재혁’ 역할을 맡은 장동건은 캐릭에 대해 “이전에도 국정원 역할이 영화계에 흔히 등장했다”며 “기존 첩보원 같은 캐릭터가 아닌 충실한 공무원이나 기업의 부장님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기 베테랑들의 케미스트리가 기대를 모으는 만큼 각자 인물 연기에 대한 연구와 중점을 생각해 뒀을 것. 하지만 이종석은 “감독님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5kg을 찌우라고 하셨다가 다시 빼라고 하셔서 고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훈정 감독은 “사실 고정관념이 있어 살을 찌우라고 요구했지만, 알고보니 북한 고위층 젊은 세대는 실제 남한 젊은이들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절차와 법을 무시하는 폭력적인 경찰 채이도 역을 맡은 김명민 은 “기존의 형사 이미지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여러 설정을 해봤지만 감독님께서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라고 하셨다”며 “욕과 담배를 가장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고 광일을 쫓다 보복성 좌천을 당한 리대범 역의 박희순 역시 “나는 그냥 피부를 더럽게 해달라는 요구에 스킨, 로션 안 바르는 노력만 했다”고 전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실제 박훈정 감독은 배우들에게 어떤 요구도 없이 ‘자유롭게 놀아라’라는 부탁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정작 감독 본인은 세심하고 집요하게 연출에 신경을 썼다고 하니 이는 배우와 감독의 신뢰가 돋보이는 대목.

이처럼 작품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박훈정 감독의 세심한 연출로 리얼리티를 극대화 시켰다. 박희순은 “북한 사투리를 배웠는데, 감독의 요구로 오히려 배운 것을 해체시키는 작업을 했다”고 밝혔고 이종석 역시 북한 사투리의 최소화를 지향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캐릭터들이 북한사람들이기는 하지만 북한 보다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많았던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북한 사투리를 쓰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 사진=박은비 기자

또 작품에 주요 포인트에 대한 질문에 박희순은 “보통 타 영화는 강한자와 강한 자가 붙지만 ‘브이아이피’는 강해보이는 남자 3명이 약해보이는 남자 광일에게만 초점을 두고 영화를 풀어 간다”며 “때문에 그 안에서 악역인 광일의 역할을 맡은 이종석이 어떻게 내용을 이끌어가며 어떤 모습으로 악역을 분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어 장동건과 김명민 ‘역시 젊은 배우지만 열정이 대단’하다며 ‘김광일의 활약상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이종석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종석 역시 “기존 연쇄살인범들처럼 다양한 표정변화와 힘들어간 연기는 최대한 배제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캐릭터마다 대표하는 공간 설정을 세밀하게 했다고 한다. 특히 이종석의 인물 공간에 대해서는 “광일은 북한의 ‘브이아이피’기 때문에 기존 북한의 건조한 느낌은 최대한 지양했다”고 박정훈 감독은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브이아이피’만의 매력과 기대해도 좋을만한 이유에 대해서 박훈정 감독은 “편집을 최소화 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보여드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박희순은 “저희 영화는 VIP시사회를 하지 않습니다. 진정 VIP는 관객여러분들이기 때문”이라는 센스 있는 답변으로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했다.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할 영화 ‘브이아이피’는 적절한 밸런스와 풍성하고 밀도 있는 이야기로 영화 팬들의 구미를 당길 예정. 네 남자의 케미스트리와 박훈정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으로 이번 영화가 모두의 VIP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재성기자 wwsw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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