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TV] '진짜 사나이','출연자 외에는 바뀐게 없는 진부함'

기사 등록 2016-03-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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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록기자] '진짜 사나이'가 13일 오후 방송된 '여군특집4-의무부사관' 편에서 부자연스러운 연출과 내레이션,개성 없는 출연자들의 캐릭터 등 총체적 난국을 보여줬다.

그동안 새로운 시즌을 선보일때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MBC 예능프로그램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진짜사나이' 여군시리즈의 한계가 뚜렷이 나타났다.

의무부사관 교육을 받으러 온 8인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했지만 이전 시즌과 동일한 캐릭터 콘셉트로 신선함을 떨어트렸다.

차오루는 저녁 점호 인원을 보고 하는 상황에서 점호를 전복으로 발음하는 등 연이은 실수를 했다. 이는 제시,지나,엠버 등 기존에 나왔던 한국말이 서툰 캐릭터들과 겹치는 모습으로 지루함을 자아냈다.

여군들은 지난회에서 실시한 필기시험에 이어 야전간호교육 실습을 통해 진정한 의무부사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를 밟았다.

피를 철철 흘리는 분장을 한 병사들과 마주한 여군들은 실제 전장을 방불케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찌할바를 모르며 우왕좌왕했다.

그들은 생전 처음 눈앞에 나타난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무부사관의 사명감을 느끼며 우여곡절끝에 교육을 마쳤다.

이 부분까지는 실제 군대생활의 체험을 통해 군인들의 다양한 역할을 알리고,군대를 좀 더 친근하게 전하려는 방송의 기본 취지에 맞게 그려졌다.

하지만,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정체성에 지나친 압박을 느꼈던 탓일까? 이후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연출을 남발했다.

교육을 마친 후 생활관에 복귀한 김영희는 입소 후 여태껏 한번도 화장실에 가지 못했다며 김성은에게 배 마사지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 김성은은 변비에 좋은 자세가 있다며 김영희에게 시범을 보였다.

일명 고양이 자세를 연상시키는 기이한 동작에 반신반의하던 김영희는 거사(?)를 치르기 위해 그대로 따라했고 전효성,나나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동참했다.

김영희는 고양이 자세의 효과로 뱃속에 있던 가스 배출에 성공했고,김성은을 비롯한 교육생들은 자지러지게 웃으며 모처럼 맞이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겼다. 이어서 나나마저 방귀를 끼자 생활관은 통제불가능한 웃음바다가 됐다.

이를 본 중대장은 여군들의 진지하지 못한 모습에 불같이 화를 냈지만, "방귀에서 피자빵 냄새가 났습니다"라는 이채영의 진지한 말투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는 호랑이 같은 교관도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비춰졌지만,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제작진은 당사자들이 아니라면 그닥 공감이 되지 않는 장면을 무려 10분 이상 내보내면서 억지 웃음을 강요했다.

하물며 저녁식사 시간에 보기에는 다소 거북할 수 있는 생리현상을 지나치게 집중적으로 다루며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더했다.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이상엽의 '공현주 바라기' 내레이션 역시 흐름을 끊는데 일조했다.

이상엽은 공현주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이제는 다른 방송에서도 충분히 언급된 두 사람의 사랑놀이는 프로그램의 본질성을 훼손하는 역효과를 유발했다.

변화없는 안일한 시도는 결국 시청률의 하락으로 직결됐다.

14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3일 방송된 '진짜사나이4-여군특집'은 11.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3월 6일)이 기록했던 13.6%에 비해 2%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기존의 성공에 취한 채 새로움을 찾아볼 수 없는 '진짜사나이'의 현 주소는 더 이상 안정된 시청률을 보장해주지 않음이 입증됐다.

'진짜사나이'가 신선하고 에너지 넘쳤던 초기의 모습에 걸맞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성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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