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광대역엔터]'간신' 이유영-임지연 에로틱 대결, 흥분지수를 높이다

기사 등록 2015-05-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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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에로티시즘은 인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남녀간의 에로티시즘은 물론 동성간의 에로티시즘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연산군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시대 간신들의 추악한 권력욕을 그려낸 '간신(감독 민규동)'은 이같은 에로티시즘을 잘 이용한 작품이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문란한 왕으로 그려지는 연산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답게 스크린은 복숭아빛 살결이 요동을 친다.

'간신'은 남녀간의 교접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에로티시즘을 그려낸다. 이같은 에로티시즘은 연산군의 불타는 예술혼의 원천이다. 운평들의 탐스러운 육체는 자신의 성적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예술적 갈등까지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간신'에서 눈여겨볼만한 장면은 바로 설중매와 단희가 서로의 몸을 탐하는 장면이다. 애정이 아닌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이 장면을 에로티시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에로티시즘 아닌 에로티시즘 같은 이 장면은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설중매와 단희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운평에 들어왔다. 강제적으로 끌려오다시피한 다른 운평들과는 달리 두 사람은 출세와 복수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운평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연산군의 눈에 들게 된다.

설중매는 평양 최고의 기녀답게 남성들의 마음을 살살 녹이는 애교와 뛰어난 창 실력으로 연산군을 사로잡는다. 이유영은 수수하면서도 요염한 눈빛 연기와 낭랑한 목소리는 설중매에 완벽하게 빙의됐다.

백정의 딸 단희는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그는 시를 쓰는 능력과 화려한 검무를 선보인다. 청순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임지연의 마스크는 그의 육체가 갖고 있는 섹시함을 더한다.

서로 다른 매력의 두 여배우가 서로의 은밀한 곳을 자극하며 몸을 탐하는 장면은 붓으로 실력을 겨루는 문인들이나 검으로 승부를 겨루는 무사들의 대결처럼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에로틱하면서 처절한 싸움은 관객들마저 숨을 멎게 만든다.

초반에는 설중매가 당당하게 단희를 압도하지만, 점점 단희가 뒷심을 발휘한다. 보기만해도 성적 흥분 지수를 높이는 두 여인의 육체가 뱀처럼 뒤엉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할수록 몸안의 아드레날린 분출을 높인다.

남성의 동성 에로씬은 다양한 퀴어 영화들을 통해 많이 보여졌지만 여성의 동성 에로씬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다. '간신'이 보여준 에로 아닌 에로 장면은 여성 동성 에로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이는 남녀교합보다도 흥분되는 마약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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