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무당]'범죄의 여왕' 예고편 본 후...과연 진짜 범인은?

기사 등록 2016-08-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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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영화무당’은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들의 예고편을 장면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제작진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기자들의 시선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코너다. <편집자주>

'영화무당' 아홉 번째 시간은 오는 25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중 '톡톡 튀는'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으로 선정했다. 박지영이 주연을 맡아 고시원의 수도세를 해결하려다 꺼림칙한 사건과 마주치는 내용을 담아낸 '범죄의 여왕'은 제목이나 시놉시스에 비해 유쾌한 예고편을 공개했다.


# 평범한 아줌마? 정의감 오지라퍼!

예고편은 시작하자마자 "난 양미경, 404호 엄마"라고 미경(박지영)이 소개를 하더니 곧이어 그가 불법시술을 하는 장면부터 보여준다. 그 장면으로 관객은 적어도 이 사람이 '보통'은 아니겠구나 느낄 수 있다. 거기다 자세히 보면 주사기 바늘을 사람에게 들이미는 모습이라니.

그렇지만 바로 다음 장면에선 이 미경도 자신의 아들 익수(김대현)에게는 쩔쩔매는 엄마이기도 하다. 고시생인 아들을 위해 몸에 좋다는 걸 먹어보자고 권하는 둥 매정한 아들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둥 그야말로 '애엄마'인 셈.

'범죄의 여왕'은 바로 두 지점의 교차점, 그러니까 아들에게 의지하는 아줌마가 아들에게 뭔가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그 지점에서 엑셀레이터를 밟는다. 고시원에서 수도세 120만원이 아들에게 청구된, 바로 그 순간이다.


# 막무가내 아줌마와 '개'같은 남자의 만남

아들의 '돈 좀 보내줘' 한 마디에 미경은 곧장 서울로 달려간다. 수도세가 120만원이라니, 수도계량기를 확인하고 검사원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건 "썼으니까 그렇게 나왔겠지"라는 말 뿐. 거기서 미경은 뭔가 '있는 것 같다'는 낌새를 알아차린다.

이후 그는 개태(조복래)와 함께 다니게 된다. 어떤 연유로 두 사람이 뭉쳤는지는 몰라도 개태가 고시원 관리소 직원임을 염두하면 누군가 감시 역으로 붙였거나 그가 자원해서 함께 조사를 나섰는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미경은'개같이 태어나서 개태'인 개태와 미묘한 케미를 예고편에서도 풍긴다.

이후 그는 고시원과 학원 등을 돌아다니며 '단서' 찾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피 묻은 통을 발견하고 도축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위협을 받는 등 문제를 푸는 건지 끌어내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들과 마주친다. 여기서 또 다시 등장하는 반전의 한 마디,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잖아요"라는 말이다.

조금 억세고 우직해도 미경은 그냥 '엄마' 혹은 '아줌마'처럼 보였는데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라니. 특히 이 대사는 어떤 서류와 함께 제시된다. 그 서류를 자세히 보면 수신인은 오민성 경사로 양미경은 기록 열람을 신청하는 것. 이쯤되면 미경이란 여자의 전적이 의심스러워진다.


# '끝까지 가는' 엄마

미경은 어쨌든 '수사'를 계속해나간다. 그러면서 그는 미심쩍은 부분을 계속 발견하고, 또 의심스런 인물들을 만난다. 301호의 척척박사 덕구(백수장)이나 403호의 하준(허정도), 402호의 진숙(이솜) 등은 서로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리지 않나, 미경은 또 복도에 붇은 핏자국을 발견하지 않나, 확실히 뭔가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단 암시는 확실하다.

이렇게 실종인지 살인인지 여하튼 범죄라는 사실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을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익수는 엄마에게 시험 공부를 못한다고 투덜거리고 미경은 그런 익수에게 처음으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미경이 하는 일이 진짜 범죄를 조사하는 건지, 아니면 호기심 충족인지 알 수 없는데 "끝장보는 사람인거 알지?"라고 말하는 그가 내심 무섭기까지 하다.

결국 이 영화의 주요 쟁점은 이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120만원이 청구됐는가. 신기하게도 예고편에서 미경은 아들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는다. 역으로 아들이 정말로 120만원의 물을 썼다면? 정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실망감이 몰려올 것이다.

하지만 120만원과는 별개로 고시원에선 피 묻은 자국들이 보이고 다른 일이 있을 것이란 증거가 있다. 혹시 120만원과 그 일은 정말로 상관이 없는 건 아닐까. 그래서 '범죄의 여왕'이란 제목이 도리어 역설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범죄는 범죄고 그것과 별개로 120만원을 물어야할지도.

이처럼 '범죄의 여왕'의 예고편은 유쾌한 영화의 톤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미스테리함을 꺼내놓으며 예비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제작사의 전작 '족구왕'의 주인공 역시 예고편에 살며시 고개를 내미니, 어찌 이 영화 그냥 넘길 수 있을까. 오는 25일 개봉.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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