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육룡이 나르샤' 1차 왕자의 난, 이방원 손에 피 묻히며 비상
기사 등록 2016-03-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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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철혈군주' 이방원이 결국 칼을 뽑아들고 피의 숙청을 시작했다.
14일 방송된 SBS 월화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7회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이 조선의 권력을 장악하는 시작이 된 '1차 왕자의 난'이 그려졌다.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통해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김명민 분)을 비롯한 공신 세력과 신덕왕후 강씨의 소생인 이복동생 방번, 방석을 제거하며 조선의 권력을 장악했다.
이방원과 정도전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재상을 중심으로한 신권정치를 주장했던 정도전과 왕에게 권력을 집중한 왕도정치를 꿈꾼 이방원은 바라보는 지점이 달랐다. 썩은 고려왕조를 무너뜨리는 것까지는 같았지만 새로운 나라를 이끌어나갈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앞서 정도전은 이방원을 경계했다. 이방원은 이성계(천호진 분)의 아들들 중 유일하게 문과에 급제한 인물이었다. 때문에 이성계와 정도전은 이방원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방원은 문신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당파를 이뤄 국정을 농단하고 백성들을 핍박한다고 판단했다. 당대 고려의 권력자 이인임이 그랬던 것처럼.
또한 이방원은 자신이 결정하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성계와 정도전은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김의성 분)의 마음을 끝까지 돌리려 했지만 이방원은 몇 차례의 설득이 통하지 않자 가차없이 정몽주를 사살했다. 두문동에 칩거한 고려 유생들이나 고려 왕족들을 처단할 때도 가차없었다.
이방원의 이런 냉혹함은 아버지 이성계는 물론 정도전의 분노를 샀다. 이방원은 대업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지만 이성계와 정도전에게 크게 외면당했다. 여기에 이성계의 후계자 구도가 복잡해진 상황이 됐다. 이성계의 첫째 아들인 이방우(이승효 분)가 아버지와 의절하고, 계비인 신덕왕후 강씨(김희정 분)가 자신의 소생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정도전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정도전의 계략으로 명나라 사신을 다녀온 이방원은 오히려 훗날 명나라 영락제가 되는 주체를 만난 것은 물론 명나라 조정의 신임을 얻어 돌아왔다. 이방원은 정도전이 요동정벌을 통해 왕실의 사병을 회수하려 하자 처가인 민씨 가문의 형제인 민무구, 민무질, 정도전의 정책에 반기를 든 조준, 하륜 등 문신들을 규합해 정변을 일으켰다.
이방원은 조선 건국 일등공신 정도전을 제거한 뒤 이복동생인 방번, 방석 형제와 남은 등 정도전을 따르는 공신들을 숙청했다. 이방원의 잔인한 숙청에 이성계는 왕좌를 내려와 고향인 함흥으로 낙향했다. 이성계가 떠난 왕좌에는 차남인 이방과(서동원 분)가 앉았고 그가 조선 2대 임금 정종이다.
태조 이성계가 물러나고 정종이 즉위했어도 조선의 피바람은 가시지 않았다. 이방원에게 권력이 집중되자 그의 손위 형이었던 이방간이 반기를 들었고, 2차 왕자의 난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방원은 2차 왕자의 난에서 형인 이방간 세력에 승리했고, 조선의 권력을 모두 장악했다.
권력을 장악한 이방원은 정종에게 양위를 받아 왕위에 등극했고 그가 바로 조선 3대 임금 태종이다. 이방원은 왕이 돼서도 숙청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권력을 잡는데 큰 공을 세웠던 처가 민씨 가문의 형제들은 물론 사돈이자 세종의 장인 심온까지 숙청하며 왕권에 도전하는 세력의 싹을 잘랐다.
이방원이 단순히 왕좌가 욕심나서 이토록 잔인한 일을 저질렀을까? 그가 비록 정도전과 그를 따르던 공신들을 숙청하긴 했지만 모든 공신들을 숙청한건 아니었다. 조준, 하륜, 조말생 등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왕도정치를 실현했다.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인물들은 모두 제거했다.
1차 왕자의 난은 이방원이 조선의 주인이 되는 시작을 알린 사건이었다. 이방원은 여섯 용들 중에서 가장 높이 날아오른 용이 됐다. 그리고 가장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자신의 손에 많은 피를 묻혔다.
[사진=SBS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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