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이슈찾기]‘덕혜옹주’, 관객을 울리는 비법

기사 등록 2016-08-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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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은정기자]올 여름 극장가는 한국 영화의 향연이었다. 천만관객 돌파영화 ‘부산행’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그리고 ‘국가대표2’까지 연이은 개봉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몇몇 영화들은 눈부신 흥행기록을 세우며 높은 성적이라는 뚜렷한 결과까지 남겼다.

특히 이번에는 많은 영화들이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화제에 올랐다. 그 중 ‘덕혜옹주’는 이를 어떻게 활용했을지 ‘숨은이슈찾기’를 통해 포인트를 짚어보자.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덕혜옹주의 삶을 통해 그려내며 많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일제강점기는 대한민국을 수십 년 동안 비통에 빠뜨린 절대 잊을 수 없는 역사다.

이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아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그래서 ‘덕혜옹주’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분노와 슬픔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높였다.

그러나 애국심은 공감을 유도하기 쉬운 반면 조금만 넘쳐도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관객은 영화에서 감정을 강요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반감이 들기 때문. 날이 갈수록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관객들은 미디어에 의해 감정이 휘둘리기를 거부한다.

손예진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라미란과 생이별을 당하는 장면은 영화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 장면은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와 함께 일제치하의 고통을 개인의 시각에서 조명해 관객이 현실감 넘치는 비통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의 삶에 픽션을 적절히 녹여내며 관객들이 한 사람으로서의 덕혜의 인생에 집중토록 만들었다. 이러한 똑똑한 전략은 애국심이라는 거창한 포장을 찢고 덕혜의 삶과 그가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

또한 허진호 감독은 영화내내 픽션과 사실 사이에서의 개연성을 꼼꼼히 챙겨가며 역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주도면밀함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덕혜옹주’를 완성시켰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은정기자 j_e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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