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위태롭고 짜릿한 첩보 멜로 영화 3 ‘얼라이드’-‘베를린’-‘디스 민즈 워’

기사 등록 2017-0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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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전쟁이 닥쳤든, 위기를 직감했든 국가에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다. 또 일촉즉발 위기사항을 막기 위한 첩보들의 은밀한 활약도 존재한다. 여기에 작은 희망이라면 아름답게 혹은 운명적으로 꽃피는 사랑일 것이다. 이러한 위태롭고도 치명적인 첩보 멜로 영화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먼저 오는 11일 개봉하는 ‘얼라이드’(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로맨스의 귀재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를 주연으로 내세우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긴박한 로맨스 서스펜스를 전개한다. '얼라이드'는 정부로부터 사랑하는 아내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꼬띠아르)가 스파이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영국 정보국 장교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이 제한 시간 72시간 내에 아내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1942년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는 독일 대사를 암살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맥스가 치명적인 매력의 마리안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임무를 마친 후 런던에서 결혼해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때쯤 전쟁만큼 가슴 찢어지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상부로부터 마리안이 스파이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게 된 것. 단 3일 내에 아내의 무고함을 밝히지 못하면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보통의 첩보 영화에 ‘전쟁’이라는 극한의 시대적 상황이 더해지며 인물들의 고통이 더욱 가슴 저미게 다가온다. 이는 주연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거짓과 진실을 오가는 고도의 심리 묘사로 완성도 있게 그려진다.




이러한 딜레마적 상황을 긴박하게 그린 또 하나의 작품으로 ‘베를린’(감독 류승완)이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미션 과정이 담겼다. 짜릿한 액션 전문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 류승범이 완벽 연기로 호흡을 맞춰 쫀쫀한 얼개로 빈틈없이 이야기를 채운다. 하정우는 일명 ‘고스트’라 불리는 비밀 요원 표종성 역을 맡아 강렬한 캐릭터와 화려한 액션연기를 선보이며 ‘쉬리’ 이후 14년 만에 국정원 요원 정진수로 분한 한석규는 탄탄한 연기력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개성파 배우 류승범은 냉혈한 포커페이스 동명수로 등장, 그만의 신선한 캐릭터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도둑들’의 헤로인 전지현은 이중 스파이로 몰리는 통역관 연정희 역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베를린’은 네 주연 배우들의 흡입력 강한 연기를 보는 것 자체로 흥미롭지만, 냉전 시대를 거친 후 그 시대의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베를린을 배경으로 해 이국적 풍광 속에서 국내 배우들이 펼치는 화려한 액션으로 장면들을 수놓는다는 점에서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부부지만 안타까운 사랑을 나눈 전지현과 하정우가 이후 ‘암살’에서 역시 서로 사랑하지만 이뤄지지 못하는 관계를 연기해 눈길을 끈다.




이와 다른 톤의 첨보물도 장르 영화로써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디스 민즈 워’(감독 맥지)는 액션과 코믹 두 가지 재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코믹한 상황과 대사가 만드는 시원한 웃음 속 짜릿한 액션이 공존한다. ‘디스 민즈 워’는 서로를 위해 목숨도 걸 수 있을 만큼 깊은 우정을 자랑하는 CIA 요원인 두 친구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이 동시에 로렌(리즈 위더스푼)과 사랑에 빠지면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결을 벌이는 과정을 그렸다.

사실 이 영화는 첩보라기보다 코믹 멜로의 색깔이 진한 영화다. 우정 사이를 위협하는 한 여자로 인해 시시각각 서로를 감시하는 라이벌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CIA 특수요원답게 서로의 만남을 방해하기 위한 최첨단 작전을 짜는 모습으로 장르의 특성을 살린다. 터크와 프랭클린은 끊임없이 감시와 도청으로 서로의 데이트를 방해하고, 로렌은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한다. 서로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 호언장담하던 두 남자가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장면들이 관건이다.

극한 상황조차 소화하기 힘든 와중에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들은 ‘사랑’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끔 만든다. 위 영화들로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장르도 없다는 게 입증된다.


(사진=‘얼라이드’, ‘베를린’, ‘디스 민즈 워’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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