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 영화 '채비', 관계에 대하여...'말아톤'·'맨발의 기봉이'와 차이점
기사 등록 2017-10-3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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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 엄마만 있으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서른 살 아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아들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엄마가 있다. 영화 ‘채비’(감독 조영준)의 애순(고두심 분)과 인규(김성균 분)가 그 주인공.
영화 ‘채비’는 지적장애를 앓고 살아가는 아들 인규와 생애 마지막 순간, 아들의 홀로서기를 위해 애쓰는 엄마 애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앞서 개봉한 영화 ‘말아톤’(정윤철 감독)과 ‘맨발의 기봉이’(권수경 감독) 역시 ‘채비’처럼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감동과 웃음이 공존하고 장애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한다는 점에서 세 작품은 비슷한 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채비’는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다르다. 바로 주요 관점 포인트 혹은 메시지다.
영화 ‘채비’는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인물들 각자가 무언가를 위한 준비를 한다. 엄마인 애순은 아들 인규를 혼자 살 수 있도록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인규는 홀로서기를 위해 엄마와 이별 준비를 한다. 이것이 이 작품의 주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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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의 초원이(조승우)는 인규와 마찬가지로 지적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달리기에서 만큼은 남들보다 월등한 재능을 보여 말아톤에 도전하게 된다.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이 역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달리기에 도전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메시지에 있다. 두 영화의 주된 메시지는 바로 차별, 즉 두 작품의 주요 포인트는 장애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재 달리기는 철저히 개인적인 운동. 두 영화는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라는 꿈에 도전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며 ‘우리도 다르지 않아’, ‘할 수 있어’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채비’는 차별과 꿈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엄마와 아들,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한다. 애순과 인규는 거창한 꿈에 도전하거나 차별에 맞서는 것이 아닌 단지 이별과 홀로서기를 준비할 뿐이다. 이처럼 영화는 모자지간(母子之間)이라는 관계와 이별을 통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예정.
때문에 ‘채비’는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라는 존재와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거기에 장애라는 요소는 ‘누구보다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며 순수한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감정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규가 가진 장애와 애순의 병은 두 모자의 관계를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용하는 셈. 그런 의미로 ‘채비’는 앞서 언급한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와는 별개의 장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이에 김성균은 “두 영화가 가장 먼저 생각나긴 하더라. 그 영화들을 되도록 다시 안 보려고 노력했다. 다큐를 많이 봤고 아이 같은 모습을 포현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애를 가진 아들과 엄마라는 시각 보다 늘 어린 아이 같은 아들과 늘 어린 아이 같이 바라보는 엄마의 이야기로 접근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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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고두심은 “전작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엄마와 자식의 입장은 다 비슷하다. 거기에 배우, 환경, 자식의 연령이 다 다르다. 그런 것들을 다르게 봐 주시면 될 것 같다”며 “전작의 영화들은 염두에 두고 연기하진 않았다. ‘정상적인 자식을 가지지 않은 엄마들의 입장은 어떨까’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관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만큼 ‘모자(母子)의 케미’ 역시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감독은 “실제로 30년 동안 함께 살아온 모자 지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언급했을 만큼 고두심과 김성균의 호흡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영화 ‘채비’(감독 조영준)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김성균 분)와 그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 분)이 머지않은 이별의 순간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엄마와 아들이라는 관계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채비’. 늘 가까이 있지만 언제가 마주할 이별에 마주하게 될 이 관계를 통해 영화 ‘채비’는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눈을 뜬 순간부터 존재했던 당신에 대한 이야기. 오는 11월 9일 유쾌한 웃음과 가슴 벅찬 감동이 전해진다. 러닝타임 114분.
허재성기자 wwsw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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