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럭키’ 유해진 “연기, 공식대로만 되지 않더라”
기사 등록 2016-10-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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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지금까지 성공률 100% 웃음 사냥을 자랑하던 유해진이 성공률 100% 완벽 킬러로 변신했다. 살기 서린 눈빛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공의 액션, 지금껏 보지 못한 면모가 자못 낯설면서도 이내 형욱 그 자체가 된 듯 완벽하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럭키’(감독 이계벽)는 명품 조연 유해진의 제대로 된 첫 원톱 주연작이 됐다. “주연이 처음은 아니죠.”라는 그의 말에서 과거 ‘이장과 군수’(2007), ‘트럭’(2008), ‘극비수사’(2015), ‘그놈이다’(2015) 등 투톱 주연작이 떠오른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유해진과 유해진의, 유해진에 의한 영화 ‘럭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원톱이라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당연히 부담도 되죠. 예전에 ‘트럭’도 했고, 많지는 않지만 주연작들은 있었어요. 계속 다른 일들을 해왔는데 1년 만에 영화를 개봉하는 거더라고요. 하지만 ‘삼시세끼’도 그렇고 거의 쉬는 날 없이 일 해왔어요. ‘럭키’에서는 저 뿐만 아니라 (이)준이도 그렇고 연기를 다 잘해줘서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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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프로일꾼’, ‘겨울이 아빠’, ‘패셔니 유’ 등 다양한 매력으로 ‘별명 부자’에 등극한 유해진이 이번 영화에서는 또 다른 팔색조 매력으로 관객들을 현혹시킨다. ‘럭키’는 잘 나가던 킬러가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미끄러진 뒤 기억을 잃고 무명 배우 재성(이준 분)과 인생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미디 영화. 극 중 유해진은 마흔여섯 살의 냉철한 킬러 형욱과 서른두 살의 궁상맞은 단역 배우 재성, 두 캐릭터를 오가며 상반된 연기를 펼친다.
“원작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한 번 보기는 했어요. ‘럭키’에서는 원작 속 주인공이 비누를 밟고 넘어진다는 설정 정도만 가져온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우리나라에만 있을 법한 유머와 정서를 가미해서 이야기가 진행되죠. 전하려는 메시지가 억지로 심으려하기 보다 웃음 속에서 슬쩍 던지는 방식으로 전개돼요. 신파도 없고. 결국 ‘하찮은 인생이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죠. 촬영하며 아이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스태프들과 논의도 많이 했고요. 의외로 항상 긴장하고 그런 현장이었어요. 보이는 건 웃음으로 전달했지만, 밑에서 정신없이 오리 발짓을 한 거죠.”
단순 코미디만 기대하고 이번 영화를 관람하겠다면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다. 코미디 장르로 분류된 이 영화는 분명 곳곳에서 기상천외한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인생’의 의미를 곱씹어보게끔 만든다. ‘럭키’를 보다보면 유해진이 얼마나 개인적으로도 애착을 갖고 작품을 꾸려나갔는지 이해가 간다. 코미디는 물론 미스터리, 액션, 느와르, 드라마, 멜로까지 아우르며 유해진은 만능 인생연기를 펼친다.
“형욱이가 기억을 잃고서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듯 능숙한 액션이 나오잖아요. 실제 저도 지금까지 작품에서 해온 액션이 몸에 남아 있더라고요. 무술 스태프 분도 저에게 맞는 합을 많이 해주셔서 웬만한 액션은 다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액션 신 현장에는 항상 앰뷸런스차가 있었는데, 액션 신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매번 몸을 풀어줬어요. 요즘에는 예전 같지 않아서 담이 잘 걸려요. 담이 빡 오면 순간 몽둥이로 후려 맞는 것 같아서 항상 조심하죠. 취미로 등산하는 것과 액션은 몸을 다르게 쓰는 거라 또 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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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한 수트를 갖춰 입은 채 총, 칼, 맨몸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액션을 구사하는 모습이 언뜻 ‘킹스맨’을 연상시킬 정도다. 테스토스테론 수치 한껏 오른 유해진은 두 명의 여성 리나(조윤희 분), 여배우(전혜빈 분)과 키스신까지 도전한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유해진의 모습이다. 이러한 화제에 상당할 만치 쑥스러워 하는 기색이다.
“잘 보셨다면 다행입니다. ‘뭐니?’ 이런 반응만 아니면 성공한 거죠. ‘덮쳐주세요’라고 말하는 제 대사가 참 뻔뻔하죠. 두 여배우와 현장에서 달달함도 있었고 저야 좋았죠. 전혜빈 씨는 너무나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만난 첫 날부터 뽀뽀를 하고 대사를 해야 했는데 너무 잘 받아주더라고요. 키스신 뿐만 아니고 매 촬영이 신선한 기분이었어요. 이준, 조윤희, 전혜빈 씨 등 모두가 젊은 친구들이잖아요. 다들 연기에 욕심도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저도 사실 자극 받는 게 있었어요. 열정을 많이 본받았죠.”
“이준 씨가 고생을 많이 했죠. 목욕탕 신에서 이준 씨가 거의 발가벗고 나오잖아요. 무기력하게 사는 사람을 연기하느라 일부러 식스팩을 없애려 노력했다더라고요. 라면도 먹고. 참 연기하는 자세가 좋구나 생각했죠. 솔직히 젊은 나이대 배우면 식스팩 잘 안 없애려 하거든요. 식스팩이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서(웃음) 훌륭한 자세라 생각했어요. 이준 씨가 되게 열정을 가지고 덤비거든요. 꼼꼼히 모니터하고. 초면에 많이 배웠어요.”
더불어 출연자 개인마다 애정을 표현하는 그다. “조윤희 씨는 드라마 ‘넝쿨당’(넝쿨째 들어온 당신)에서 이희준 씨와 연기하는 장면을 인상 깊게 봤었거든요. 촬영하면서 나중에 그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 되게 잘 봤다고 얘기했고, 임지연 씨는 ‘인간중독’ 때 제가 우정출연을 한 인연이 있어요. (이)동휘도 진짜 많은 힘을 줬죠. ‘응팔’(응답하라 1988)로 한창 바쁠 때인데 출연해줘서 힘이 돼줬어요. 겨울이는 ‘삼시세끼’ 찍기 전에 촬영한 거예요. 겨울이랑은 지방 촬영을 같이 많이 다니는데 현장에서 캐스팅이 된 거죠. 요즘에는 현장 스태프들이 더 많이 찾아요. 많이 힘이 되죠. 저를 그렇게 쳐다보면서 따라와요. 털만 덜 빠졌으면 좋겠는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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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욱에서 재성으로 변하며 무명배우에서 톱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실제 연기자 유해진의 과거를 엿보는 듯 꽤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유해진의 배우 초기 생활은 어땠을까.
“재성과 닮은 부분 있죠. 무명배우를 경험하잖아요. 제가 겪었던 일인 거죠. 제가 딱 재성처럼 그렇게 연습했거든요. 볼펜 입에 물고 대사 연습하고, 복식호흡 연습하고. 제가 사실은 코미디 한 가지만 연기한 게 아니었어요. ‘베테랑’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찾아주시는데. 한 장르만 연기했으면 지금까지 못했을 거예요. 지겹겠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현장에서의 고민인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 사실 예전에는 두려움이 있어서 시사회도 안 갔는데 영화가 개봉하면 일반 극장 뒤에 서성이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해요. 평점, 박스오피스 순위도 다들 볼 거예요.”
영화 제목처럼 ‘유해진의 삶에서 가장 럭키한 순간’을 묻자 “지금 살고 있는 자체가 럭키인거죠.”라며 일순간 눈을 지그시 감는다. “누구보다도 복을 많이 받으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봐도 저는 지금까지 복을 진짜 많이 받은 놈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좌절하고, 힘들 때도 많았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복이 많구나’ 생각해요. 제가 이런 대접을 받으며 살 줄은 꿈에도 몰랐죠. ‘삼시세끼’가 그런 효과가 있을 줄도 몰랐고요.”
1997년 영화 ‘블랙잭’에서 단역 ‘덤프 1’ 역으로 데뷔해 20년간 50여 편 이상의 영화를 빛내왔다. 믿고 보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유해진은 연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영역이라 정의한다.
“매번 다른 작품에서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매번 다른 사람, 다른 얘기를 전해야 하죠. 공식대로 연기하다가도 어느 순간 상투적인 것도 같고.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오래 연기하다 보면 ‘울타리’ 정도는 생기죠. 현장에서도 뺑뺑뺑 돌아다니며 계속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진=쇼박스 제공)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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