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대립군’, 전쟁영화 아닌 임진왜란 속 로드무비... 리얼리티를 더하다

기사 등록 2017-05-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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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대립군' 스틸 컷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역사 속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서는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을 접할 수 있다. 영화에서 만나는 전쟁은 무조건 두 눈이 동그래지는 큰 스케일을 선보여야만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까. 영화 ‘대립군’이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림과 동시에 관객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선사하고자 한다.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군과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세자 책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진왜란을 맞이하게 된 당시의 조선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결국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하고 그에게 분조의 책임을 맡겼다. 이에 광해군은 전쟁 기간 중 평안도나 강원도 등을 돌며 민심을 수습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상도나 전라도 등지로 내려가 군량을 모으고 군기를 조달하는 등 상당한 공을 세웠다.

또한 광해는 분조를 이끌고 의병을 모으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돈다. 이때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란 뜻의 풍찬노숙을 하며 광해는 조선을 구하기 위한 마음을 정비하고 백성과 함께 하며 왕으로서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 사진=영화 '대립군' 스틸컷


‘대립군’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전쟁 중 세자가 된 어린 광해군을 조명, 그의 정신적 성장을 다룬다. 이는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내용들로 나약한 왕 광해가 이름 없는 대립군과 함께 험난한 여정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백성을 사랑하는 왕으로 다시 태어남을 시사하고 그 과정 속에 큰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에 관해 정윤철 감독 또한 “‘대립군’은 전쟁 영화가 아니다”고 단언한 바 있다. 또한 그는 “궁극적 의도인 백성과 왕이 어떻게 서로 소통하게 되는지 그 여정에 더 초점을 뒀다”고 했다.

정윤철 감독의 설명과 극의 전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립군’은 광해와 오직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하며 나라를 지켜온 대립군들의 여정이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대립군’의 제작진들은 이름 없는 대립군과 분조 행렬이 만나 함께 움직이고 적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로드 무비 형태로 진행하기로 결정,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극의 리얼리티를 더했다.

▲ 사진=영화 '대립군' 스틸컷


‘대립군’이 전쟁영화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 장면이 단 한 씬도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극의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다다랐을 때 대립군과 분조가 현 북한 자강도에 강계에서 왜군들과 대치하게 된다. 특히나 해당 부분은 극의 절정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부분으로, 실감나는 전투를 위해 극 중 배우들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촬영용 돌이 아닌 실제 날아오는 돌과 맞서 촬영을 임하며 리얼하게 액션과 전투신을 소화했다.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미성숙한 광해가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과정, 그 속에서 여러 가지 부족한 상황임에도 함께 싸워 결국 승리로 이끌어낸 대립군을 통해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영화 ‘대립군’은 오는 31일 전국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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