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비하인드③] 조진웅, 인간적인 너무도 사람냄새나는 '무휼'
기사 등록 2011-12-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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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키 185 센티미터, 몸무게 0.1톤의 곰같이 우직한 그가 날렵해졌다. 하지만 혹독한 다이어트의 결과, 캐릭터의 무게감은 더했고 절대 비중은 늘어났다. 극적인 반전보다 더한 반전을 꾀한 이 사나이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수많은 '곰덕후' 여성팬을 자극하던 그가 날렵한 호위무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이슈데일리는 조진웅과의 만남을 통해 그의 진솔한 속내와 연기자로서의 조진웅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가 펼쳐갈 새로운 이야기들을 미리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
한창 '뿌리깊은 나무'를 촬영 중인 파주 SBS 세트장으로 조진웅을 만나러 갔다. 이미 말투마저도 무휼의 그것으로 바뀌어있었다. 무휼은 필자를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었던 '공부방'으로 안내했다. ![]() 사실 조진웅이 ‘무휼‘을 ‘킹콩‘에서 착안한데는 호위무사라는 직책과 함께 조선 제일검이라는 호칭이 가진 원초적인 강인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가장 인간적으로 그려진 그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었다. 그만큼 그가 해온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인간적인 감성을 밑에 깔고 있어왔다. # 국밥집 아저씨 '철수' “가장 최근에 했던 KBS 주말드라마 ‘국밥집 아저씨는 정말 처음 해보는 캐릭터였죠. 그전까지는 매번 때리고 찔리고 칼부림을 하다가 이때 처음으로 순박한 느낌의 멜로 캐릭터를 맡았어요” “근데 솔직히 이게 낯 간지러워서 오글거려요. 지금까지 해온 역할들과 다른 것도 있었지만 실제 제 성격도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는 작가님이 써주신 글이 있으면 절대 뭐라고 군말 안하거든요. 당시 작가님은 ‘솔약국집 아들들’을 같이 해보셨으니까 ‘진웅아, 넌 알아서 할 것 있으면 해라’라고 믿어주셔서 고마웠어요. 그렇게 믿어주셔서 그 느낌을 믿고 따라간거죠. 그거보고 친구들은 전화와서는 놀려요. ‘넌 역시 연기자다. 그런 식으로 연기를 하니?’하고 말이죠(웃음)” #‘추노’ 한섬의 우직함과 ‘열혈장사꾼‘ 속 순길 “찍기는 ‘추노’의 한섬이 때 재밌게 찍었어요. 들로 산으로 많이도 다녔지만 한섬이가 가진 인간적인 갈등도 있었고 배신으로 세상을 등졌지만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게 우러나왔던 입체적이고 비장미 넘치는 캐릭터였죠.” “‘열혈 장사꾼’때 순길도 제가 뽑는 캐릭터 중에 하나예요. 순길이는 어리버리하고 멍청하고 사고도 많이 치지만 정도 많고 그래요. 여기서 어리버리한 건 저랑 똑 닮은 것 같아요. 정말로 스마트해지고 싶어요. 누가 농담하면 ‘저게 뭐야?‘하고 못알아듣고 얘가 아주 멍청해요.” 이렇게 듣다보니 최근 ‘뿌리깊은 나무’에서 이도(한석규 분)에게 매번 타박을 들으며 군대식으로 말하면 ‘잘못들었습니다’라는 식의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는게 떠올랐다. 사실 무휼에게는 지나온 캐릭터들의 면면이 담겨있었다. 또 무휼 역시 처음부터 이도를 지키려는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계기를 통해 각성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변화해갔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의 답변은 너무도 인간적이었다. “그러니까 그게(멍청한게) 나오는거야. 제 성격이 묻어나는 거죠” ![]() 사실 그가 해온 작품들 중에는 책이 원작인 드라마가 많다. ‘열혈장사꾼’과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만화책이었고 ‘뿌리 깊은 나무’는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장호' “원작은 못봤어요. 아니 사실은 일부러 안읽어봐요. 알고는 있었는데 ‘신불사’ 때나 그걸 읽었으면 그 매력에 빠졌을 것 같아요. 그랬다면 장호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나오진 않았을거예요. 나중에 들어보니까 완전 말종이더라구요(웃음)‘ “감독님하고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오히려 캐릭터 잡기에 있어서는 대사로써 한번씩 나쁜놈이라는 걸 짚어주자. 장호란 캐릭터가 내뱉던 “없는 것들이 원래 그래”식의 대사는 마치 저한테 하는 말 같았어요. 그 분노와 아픔은 개인으로 살아가는 조진웅이라는 인물 자체도 아프게 느꼈고 말할 때도 아팠어요. 그때는 너무 화가 났지만 꼭 짚어줘야 했죠. 그러고보니 ‘신불사’ 때의 그와는 너무도 달라졌다. 살을 빼고 찌우는 것은 연기자로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매번 어떻게 체중을 마음대로 조절하는지가 신기할 정도였다. “일부러 많이 뺐어요. 사실 많이 먹어요. 저같은 경우는 영화 ‘맨발의 꿈’ 때가 120kg도 넘었으니까 그때가 포화상태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루 세끼만 먹고 다니면 빠져요. 제 원래 체중인 그러니까 한 90kg정도로 유지되죠. 80kg 초반대까지 내려가면 힘이 없어지더라고 그래서 보통 85kg정도를 유지해요. 이게 칼 들고 있으니까 그게 또 무겁거든요. 게다가 저는 또 월도(언월도)를 써요. 그걸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야하는데 밥을 안먹으면 힘을 못쓰니까요(웃음)” ![]() 최근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무휼’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무휼이라는 카리스마 캐릭터가 이도에 치일 때마다 코믹 패러디가 쏟아져나왔다. 그가 시청자와 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과 패러디를 어떻게 봤을지 궁금해졌다. “사실 촬영이 많아서 반응을 자주 못봐요. 저보다는 스태프들이 무슨 패러디 나왔다고 보여주는데 보고 있으면 내가 바보같아요. 하지만 내심 좋죠. 봐주시니까 감사하죠 작업하면서 내용자체도 그렇고 어미 처리하나도 그렇더라구요 말을 잘못해버리면 이상해지니까 보고 있으니까 그런 공부가 되게 많이 되요. 편집하는 사람들 그만큼 매력을 느끼고 캐릭터의 다른 부분을 상상한다는 거니까요.” 연기자에게 가장 좋은 평가는 연기변신에 대한 극찬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진웅은 매번 다양한 연기 변신을 하면서도 그 안에 자신을 녹여내는 기술이 탁월했다. 스스로는 '스마트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맡더라도 인간적인 감성을 불어넣는 영민함에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박상준기자 sj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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