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 오션 어드벤처 '모아나'와 닮은 두 영화, '크루즈 패밀리' - '고스트 버스터즈'

기사 등록 2017-02-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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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항상 통한다. 영화 '모아나'(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는 지난 4일 쟁쟁한 한국 영화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관객들을 동원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디즈니는 '겨울왕국'(2014) '빅 히어로'(2015) '주토피아'(2016)에 이어 '모아나'로 4연속 성공 신화를 기록했다.

'모아나'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답게 바다에서 펼쳐지는 생동감 넘치는 모험을 그려낸다. 폴리네시아를 배경으로 모험심 강한 모아나가 전설의 영웅 마우이를 찾기 위해 바다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와 귀를 사로잡는 노래, 참신한 타투 연출이 재미를 한층 더한다. 영화는 흥행의 척도라는 '로튼 토마토' 지수 93%를 얻었으며 전 세계 수익 5억 3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과 주제가상 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기도 했다.


# 한해선 기자 - ‘크루즈 패밀리’(2013, 감독 커크 드 미코, 크리스 샌더스)

‘겨울왕국’에 이어 역대 디즈니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부족의 저주받은 섬을 구하기 위해 신이 선택한 전설 속의 영웅 마우이와 함께 모험에 나서는 과정을 태평양 제도를 배경으로 펼침으로써 어드벤처 장르 특유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망망대해 바다와 섬에서 나타나는 대자연의 이국적인 풍광이 ‘크루즈 패밀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크루즈 패밀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동굴 주변을 떠난 적 없는 크루즈 패밀리가 어느 날 동굴이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동굴 밖 세상에 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

‘크루즈 패밀리’는 수천만 년 전의 선사시대를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원시 가족을 환상적인 비주얼로 그리며 애니메이션계의 ‘아바타’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드림웍스에서 탄생한 애니메이션 중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야생적인 감각이 ‘모아나’에서도 드러난다. 두 영화는 모두 갇혀있던 거주지에서 벗어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도전’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지의 자연 생태계를 개척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호기롭다. 이 가운데 ‘크루즈 패밀리’는 ‘가족애’라는 주제를 더욱 중점적으로 다룬 것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 안예랑 기자 - '고스트 버스터즈'(2016, 감독 폴 페이그)

‘모아나’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따른다. 주인공이 모험을 시작하고, 조력자가 등장한다. 자신에게 닥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주인공은 결국 승리를 거둔다. ‘모아나’는 이 영웅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되 한 가지 차별성을 뒀다. 바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성별은 무의미하다. 남성, 여성의 구분 자체가 특징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남성의 부재가 여성을 영웅으로 만든 것도 아니다. 그저 바다를 좋아하고 모험을 원했기에 바다는 그를 영웅으로 선택했다. 또 모아나의 진취적인 성격과 용감함은 기존의 디즈니 여주인공과도 많은 차이가 있다. 영화를 연출한 클레먼츠 감독은 “험한 바다를 떠나는 여정에 키스를 해줄 왕자는 필요없다. 기획 단계부터 기존 디즈니 공주들과 다르게 설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감독의 말처럼 모아나는 ‘공주’도 아니고 ‘왕자’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남자 주인공격인 마우이는 조력자의 역할일 뿐 모아나보다 앞에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그렇다면 이 영화]는 유령 잡는 4인조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고스트 버스터즈’다.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젠더 스와프’다. 남성 4인조 괴짜들의 이야기를 그린 원작에서 성별을 바꿔 다시 돌아왔다. 지금까지 미디어에서 남성들의 영역으로 그려졌던 직업(과학자, 무기개발자, 창업자)과 여성의 영역처럼 여겨졌던 직업(비서)을 뒤바꿔버린다. 물리학 교수인 에린(크리스튼 위그)이 사무실에 꽃이 될 금발의 섹시한 남자를 비서로 뽑는 장면은 왠지 모를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성별 이미지를 전복시킴과 동시에 주체적인 여성 히어로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기존 히어로 물에서 여성은 ‘약자’로 대변되고는 했다. 남성 히어로의 도움을 받아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남성 히어로의 ‘뮤즈’ 정도로 등장했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 도시를 구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로맨스도 필요 없고, 그들을 지켜줄 남자는 더더욱 필요 없다. 몸에 타이트하게 붙는 불편한 복장이 아닌, 낡아서 헤진 소방관 옷을 입고 손에 무기를 든 채 도시를 활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 유쾌함과 통쾌함에 폭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 해당 영화 포스터/ 스틸컷)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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