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이애나’, 결핍 충족 통해 성장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기사 등록 2014-02-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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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속보팀]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일생을 다룬 영화 ‘다이애나’가 드디어 국내 첫선을 보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뻔하지만은 않은 흥미진진함을 지니고 있다. 이는 그의 삶 중 알려진 부분만큼이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는 다이애나(나오미 왓츠 분)의 사랑과 이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처음부터 그의 시점으로 진행 되는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다이애나를 왕세자비가 아닌 한 사람의 평범한 여자로 바라봐주는 하스넛(나빈 앤드류스 분) 역시 이러한 몰입에 큰 역할을 한다.

‘다이애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공포과 결핍을 가진 여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극 중 다이애나가 “매일 떨어지는 꿈을 꾼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가 얼마나 큰 공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이와 함께 “그럴 때는 문 앞에 앉아 엄마가 돌아오기를 돌아오는 한 명의 소녀가 된다”는 대사는 결핍을 암시한다.

그러기에 하스넛은 다이애나에게 더욱 중요한 존재다. 하스넛은 감당하기 힘든 부담감 속에서 살아가는 다이애나를 그저 한 여자로 바라봐준다. 뿐만 아니라 항상 결핍에 시달린 다이애나에게 따뜻한 애정을 준다. 다이애나에게 하스넛은 모든 것을 버리고라도 얻고 싶은, 공포와 결핍을 해소해주는 존재인 것이다.


영화는 사랑 뿐만 아니라 다이애나의 성장기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하스넛을 만난 후 다이애나는 그 동안 차마 버리지 못했던 왕실 생활에서 벗어나 정말 하고 싶었던 봉사와 기부를 시작한다. 이는 모두 그가 하스넛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알기 때문에 하스넛을 잃은 후 급격하게 추락하는 다이애나의 행보는 설득력을 가진다. 다이애나는 사랑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았기 때문에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라는 것은 불안함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는 다이애나에게서 사랑이 사라진다면 그의 성장 또한 멈춰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랑을 잃은 후 아랍계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와 위험한 모습을 연출한다. 일부러 기자를 불러 사진을 찍게 만드는 행위는 다이애나가 얼마나 자포자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는 수많은 의혹을 낳았던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다이애나의 죽음만을 팩트로 보여준다. 이는 어쩌면 한 사람의 여자로서 살아가길 원했던 다이애나에 대한 배려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죽음에 얽힌 수많은 스캔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화는 훨씬 흥미로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리버 히르비겔 감동은 이는 그녀를 존중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음에 틀림 없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분)는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톱스타였지만 속으로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아픔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여배우의 현실적 아픔을 다룬 ‘별에서 온 그대’는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또한 천송이는 사랑 앞에 모든 자존심을 버리는 인물이다. 다이애나는 사랑 앞에 화려한 왕실 생활을 등진다. 묘하게 닮아있는 두 사람은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준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여성들에게 무력감보다는 공감을 가져다준다. 3월 6일 개봉.

 

속보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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