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올레' 신하균-박희순-오만석 아재들의 '힐링 진싱파탈'

기사 등록 2016-08-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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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배우들의 이름만 들어도 여름날 '확' 땡기는 힐링 영화가 도착했다. 영화 '올레'는 '친구'와 '여행'을 꿈꾸는 소박한 꿈을 꾸는 이들을 제주도로 데려다 놓는다.

17일 언론 배급시사회에서 공개된 '올레'는 여름 극장가 속 재난, 영웅, 역사 이야기 속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다. 사명감과 역사의식,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메시지들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지금 이대로의 삶도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울 같은 영화다.

'올레'는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13년째 사법고시를 준비한 수탁(박희순), 마지막 방송을 앞둔 아나운서 은동(오만석)이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을 듣고 제주도에 모이며 벌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각자 삶에 찌들고 지친 이들은, 40대의 아저씨가 됐지만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20대의 순수하고 철없는 청년이 된다. 중필은 희망퇴직 권고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자신을 약올리는 수탁에게 자신도 똑같이 대응한다. 수탁도 지지 않는다. 13년 동안 당당한 적 없었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기세도 등등해지고 야한 농담도 서스럼 없이 던진다.

그리고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20대의 첫사랑 선미, 그리고 당시의 낭만이 교차돼 스크린에 펼쳐진다. 현실에서 낭만을 찾기는 어렵고, 낭만을 찾는 사람을 한심하다고 손가락질하지만 그래도 세월이 흘렀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은 '낭만이 있었던 그 때'다.



채두병 감독은 '올레'라는 영화 제목 답게 길에 비유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길은 막힌 곳에 없다. 막힌 곳이 있더라도 반드시 샛길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그 샛길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이 모두 동경하는, 정석적인 방법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 그 샛길을 따라가면 평상시 보지 못할, 예상하지 못할 경험들을 하게 되고,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결국엔 길이 어디로든 데려다 준다. '올레'는 자의든 타의든 그만 걷고 싶어하는 중필, 수탁, 은동을 소소한 행복에 이르는 곳으로 도달하게 만든다.

영화의 완성도는 배우들의 열연이 제대로 한 몫 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연기 고수라는 것을. 그런 셋이 만났으니 연기적으로는 모자람이 없다. 더군다나 세 배우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니, 이들이 공유한 시간으로부터 전해지는 편안함은 '올레'가 주는 여유와도 닮아있다.

희망 퇴직 권고를 받고 포악해진 중필은 새로운 만남에 있어서 언제 그랬냐는 듯 20대의 수줍음으로 돌변한다. 두 가지 모습을 자유롭게 오가는 신하균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이 인상깊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의 백미는 박희순의 연기 변신이다. 무겁고 차분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박희순은 '올레'에서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코믹한 연기를 선사했다. 또한 신하균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케미가 영화를 보는 재미를 준다. 마치 '스물' 속 캐릭터의 40대 버전 같은 유쾌한 느낌도 준다.

요즘 많은 현대인들이 각박한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고 싶어한다. 그 결과 실제로 제주도로 여행을 하거나 이주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경향도 늘어났다. 그렇게 현대인들에게 '제주도'는 힐링의 아이콘이 됐다. 영화는 이같은 추세를 잘 활용했다. 제주도의 관광명소와 풍경들과 여유를 버무려 대한민국 주소에 발맞춰 트렌디하게 영화를 연출한 것. 이런 강점이 젊은이들을 많은 극장가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일탈을 꿈꾸거나, 영화 한 편으로 휴가 기분을 내고 싶은 이들이 보면 만족할 것을 보인다. 오는 8월 25일 개봉. 러닝타임 103분. 15세 관람가.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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