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투빅, '꿈과 욕심' 그 오묘한 상관관계
기사 등록 2013-03-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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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풍부한 성량과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두 남자. 가요계에 아이돌그룹이 범람하면서 좀처럼 남성듀오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기계음과 화려한 군무에 지쳐 있을 때, 감성을 자극하는 보이스로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더불어 무대를 가득 메우는 건장한 체격 조건으로 시선까지 사로잡은 투빅(2BIC)이 등장했다.
지난해 3월 데뷔곡 ‘또 한 여잘 울렸어’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딛은 투빅이 데뷔 1년 만에 정규음반으로 돌아왔다. 싱글곡으로 짧게, 그러나 자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現) 가요계의 흐름상 데뷔 1년을 맞은 그룹이 정규 음반을 발매했다는 것은 이들의 성장세를 입증한다.
지난 1년 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 투빅은 비로소 가수의 참뜻을 이해했고, 정성껏 만든 정규 음반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정규 음반인 만큼 투빅의 ‘진짜 색깔’을 담아냈다. ‘백 투 블랙(Back to Black)’이라는 타이틀 아래, 두 사람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흑인 음악을 내놨다. 흑인 음악 특유의 짙은 음색이 두드러진다.
최근 컴백을 앞둔 투빅을 만났다. 음악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진 모습이었다.
# 흑인음악
“지금까지 싱글, 미니 음반의 곡들은 전통 발라드가 많았어요. 한국적인 감성이었죠. 이번엔 좀 달라요. 흑인 음악 색깔이 짙다고 보시면 돼요. 원래 투빅이 추구하는 음악 색깔이에요. 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장르기도 하고요”(지환)
타이틀곡 ‘바이 바이 러브(Bye Bye Love)’는 알앤비(R&B) 장르의 곡으로, 느린 템포에 강한 리듬, 화려한 그루브가 백미로 꼽힌다. 투빅은 이 곡을 통해 걸출한 가창력과 애드리브를 한껏 발휘, 떠나가려는 연인을 붙잡으려는 한 남성의 절실함을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바이 바이 러브’는 ‘러브 어게인’ 같은 힙합과 알앤비 풍의 노래예요. 그 연장선상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템포는 ‘러브 어게인’ 보다 느리지만, 흑인 음악 특유의 멋을 살렸어요. 그래서 작업을 하는 동안 대중성과 감정 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죠”(준형)
그렇다고 이번 음반 속 모든 곡이 그런 것은 아니다. 수록곡 ‘엔젤(Angel)’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고백을 담고 있는 러브송이다. 90년대 스타일의 알앤비 장르로, 따뜻한 봄날에 잘 어울리는 노래.
아울러 ‘그런 사람이 생겼어’는 팝(POP) 알앤비, ‘니눈, 니코, 니입술’은 힙합 스타일이다. 신곡과 더불어 1년 동안 발표한 ‘다 잊었니’ ‘24시간 후’ ‘러브 어게인(Love Again)’ ‘나이기를’레이디 레이디(RADY RADY)‘ ’오늘 같은 밤이면‘ ’또 한 여잘 울렸어‘ 등도 포함돼 있다.
“흑인 음악을 비롯해서 대중들에게 익숙한 느낌의 곡들도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쉽고 자연스럽게 감상하시면 알앤비의 매력에 흠뻑 빠지실 거예요”(지환)
“장르를 제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이번 음반은 그저 ‘투빅이 하고 싶은 음악은 이런 것입니다’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준형)
뮤직비디오 역시 두 사람에겐 특별하다.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미국 LA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함께하는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투빅은 현지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고, 음악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넓은 세상을 눈으로 보고, 듣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대학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두 사람에겐 민망하기도 했다. 특히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 탓에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미국 LA이라고 해도 사람 사는 곳이라 몇일 있으니까 익숙해지더라고요. 근데, 음식이 많이 짜서 힘들었어요. 역시 한국이 최고예요”(지환)
“열흘 정도 있었어요. 촬영도 그렇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도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죠. 그런데 하루 종일 이어지는 강행군에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앞으로는 직접 뮤직비디오 찍지 말자. 좋은 배우를 섭외 하자’고 다짐했어요. 하하하”(준형)
그도 그럴 것이 새벽 5시에 기상해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쳤고,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촬영을 마쳐야 했기에 바쁘게 움직였다.
두 사람이 애쓴 덕분인지 뮤직비디오와 음반 재킷은 ‘음악 하는 청년’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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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일 년
가수를 꿈꾸는 실용음악과 학생에서 ‘프로’의 세계에 입문한 지 꼬박 1년이 됐다.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많이 변했어요. 1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셈이죠. 음악은 물론 예능을 통해서도 방송 활동을 하고, 공연도 했고요. 길지는 않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그저 가수지망생인 학생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가수로 활동을 하게 됐는데, 감사할 따름입니다”(지환)
이는 준형 역시 마찬가지.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이번 음반을 통해 앞으로 추구해나갈 알앤비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벅차요. 특히나 그동안 잘한다고 생각해왔던 걸 보여드리게 돼 기분 좋습니다”(준형)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 사이에서 고민 한 투빅. 그러나 적절한 중간 지점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내놨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성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이번 음반을 통해 시도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겁내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지환)
어떤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 입지를 다진다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데뷔 후 지금까지의 시간을 ‘시행착오’라고 표현할 만큼 투빅에게도 쉽지 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힘들더라고요.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 보통 3분 정도 무대를 갖잖아요. 그런데 그 3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어지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더군다나 우리만 힘든 것이 아니라, 스태프들 역시 함께 움직이니까, 주위 분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게 됐죠. 그동안 몰랐던 부분이기 때문에 많이 배운 것 같아요”(준형)
“가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플 때가 가장 고통스러워요. 특히 감기의 경우엔 더 그렇죠. 보여드릴 수 있는 건 노래뿐인데, 아쉬운 무대에 대한 스트레스가 참 힘들어요”(지환)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차이 중 하나는 ‘자기 관리’다.
“아, 그러고 보니 달라진 게 있네요.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가서 검사 받는 거예요. 한 번 아프고 나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무대는 오롯이 우리의 책임이잖아요”(지환)
지금까지의 1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투빅. 앞으로의 시간 역시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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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욕심
상관관계란, 두 변량 사이에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도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을 때를 일컫는 말이다.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도 증가하는 관계를 ‘양의 상관관계’, 반대로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은 감소하는 관계를 ‘음의 상관관계’라고 한다.
투빅과의 인터뷰를 마칠 때 즈음 이들에게선 후자, ‘음의 상관관계’가 느껴졌다.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고, 가수가 되고 난 후엔 미국 진출이라는 포부를 갖게 됐다. 하지만 결코 욕심은 없다. 꿈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목표가 커질수록 마음을 내려놨다.
“‘하고 싶다’는 마음과 열정이 있다고 해서 모두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가수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해서 불행하거나, 그 사람이 하는 음악이 ‘헛것’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삶의 즐거움으로, 음악을 즐긴다면 그 역시 ‘음악을 하는 사람’인 거죠”(지환)
그는 음악을 사랑하는 본질이 같다면, 모두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행보를 뒤돌아 봤다.
“저 또한 그렇게 음악을 해왔고, 그러던 중에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 거예요. 음악을 업으로 삼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음악’은 그저 생계수단에 지나지 않은 것이겠죠. 음악의 색이 바라지 않도록 계속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지환)
지환은 음악 시장이 넓어진 것에 대한 노고를 먼저 길을 닦아 놓은 선배들의 공으로 돌리며, 조심스럽게 각오를 내비쳤다.
“막연한 소망이긴 한데, 집착하지 않고 좋은 음악을 즐겁게 계속 하다보면 ‘미국 진출’이라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웃음)”
김하진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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