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분석]몰라서도, 잊어서도 안되는 '군함도' 올 여름 '필람영화 예약'

기사 등록 2017-06-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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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군함도'는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특수한 감성, 소위 말하는 국뽕 영화가 아니다, 인간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군함도'다"

15일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서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걸 우려하지 않냐는 일본 아사히 기자가 류승완 감독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자, '군함도'의 본질적인 소개의 말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이다. '무한도전'에서도 한 차례 다뤄진 바 있어 수면 위로 떠오른 하시마 섬이 바로 군함도다. 군함도는 일본은 1938년 공표한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강제 징용했다.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이곳에서 노동하거나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조선인은 공식기록으로 500~800여명으로 추정되며 사망한 이들은 134명이다. 누락된거나 은폐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사진 한 장으로 영화의 단초를 그렸다. '이 곳에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란 물음이 따라오는 기괴한 섬. 류 감독은 역사와 공간적인 고증은 최대한 살렸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 팩트와 픽션을 버무렸다.

류승완 "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 찾아보면 볼 수 있는 익숙한 군함도의 항공사진, 그 한 장으로부터 시작됐다"며 "그 곳에 조선이 있었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궁금증이 생겼다"고 영화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군함도'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떠오르는 아역배우 김수안까지 그야말로 톱배우들이 뭉쳤다. 캐스팅만으로 '군함도'에 기대를 걸기엔 충분했다.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이 맡은 강옥은 화려한 무대에서 생활하다 속아서 군함도에 들어간 인물이다. 그 상황에 황정민이 문든 떠올랐다. 뮤지컬도 해서 춤과 노래에 능하기 때문"이라고 '부당거래', '베테랑'에 이어 세 번째로 황정민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소지섭에 대해서는 "내가 팬이다. 소지섭의 육중한 느낌을 항상 함께하고 싶었는데 마침 짜 놓은 구조 안에서 딱 어울리는 인물이 최칠성이었다. 최칠성은 경성에서 잘나가는 건달이다. 그 건달이 무릎을 굽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던 변화가 일어날까, 이 과정을 남성성도 있고 믿음직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연기할 때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소지섭을 캐스팅 한 이유도 전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태양의 후예' 전에 대본을 보냈는데, 과연 이 배우가 제대하고 혼자 스포트라이트 받는 영화가 아닌 '군함도'를 선택해줄까 의문이 있었다. 송중기는 보이는 것과는 너무 다른 사람이다. 꾸밈이 없고 촌스럽다. 제가 이 영화를 왜 해야하는지 이야기를 하는데 우직해보이고 고마웠다"며 송중기 캐스팅 비하인드까지 들려줬다.

황정민은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이 어땠냐는 질문에 "그만해야죠"라고 너스레를 떨며 "우선 이렇게 큰 작품을 한 용기에 박수 쳐주고 싶다"고 대답했다.

소지섭은 '군함도'에 출연하게 된 이유로 "류승완 감독님이 몇 번 기회를 주셨는데 함께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못하면 다시는 안주실 것 같았다. 난 원래 류승완 감독님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궁금했다. 매번 새롭고 배움이 되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제작보고회의 첫 질문은 이례적으로 국내 기자가 아닌, 일본 아사히 신문 기자였다. 기자는 '영화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실이냐'란 질문과 '한일관계 악화 우려' 질문을 건넸다.

류승완 감독은 "역사적 배경과 공간은 사실이다. 실제 국민총동원령이 내려지고 나서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징집됐다. 취재를 해보니 대우를 잘 받지 못했다. 당시를 증언하는 기록과 여전히 생존하신 분들이 계시다. 중국인들과 미국 포로도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은 영화에서 다루진 않았다. 메인 인물들에 대한 사연들과 이야기는 취재 후 가능할 법한 이야기로 만들었다. '군함도'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영화적인 서스펜스가 중요한 영화다. 공개되면 영화적 쾌감이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감할 수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류승완 감독은 거침없이 답변했다. 그는 "전 한일관계가 잘 풀리길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데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나. 이치에 맞고 도리에 맞고 경우가 맞아야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갑을 관계가 아니지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군함도'는 보편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태도와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측은지심을 느껴 난민 구호 활동을 하고, 일본지진이 났을 때 우리가 생수품 보내지 않나"라고 예를 들며 "본질적으로 전쟁이 인간이 얼마나 괴물로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영화를 본다면 지금하고 있는 우려들은 불식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함도'는 올 여름 텐트폴 영화로 마케팅 비용 포함 제작비가 300억에 다다르는 영화다.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군함도'. 류승완 감독은 큰 제작비를 사용해 실제로 군함도의 3/2의 세트장을 짓고 생생한 1940년대를 살려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몰라서도, 잊어서도 안되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올 여름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여진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7월 개봉.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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