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해빙' 긴장감 높이는 스토리라인, 음향 효과 닮은 두 영화

기사 등록 2017-03-0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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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당영화포스터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봄이 찾아올 준비를 마치는 3월. 봄과 관련된 그러나 봄의 분위기와 상반된 독특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이다.

‘해빙’은 겨우내 얼었던 한강이 녹고 한 여자의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감춰져있던 비밀과 마주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 스릴러를 그렸다.

영화는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캐릭터의 심리, 더 나아가 관객들의 심리를 자극하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은 운영하던 병원 도산 후 15년 전 연쇄살인의 매카라 불렸던 경기도 화정신도시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수 많은 건물들이 올라서고 있지만 여전히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 곳에서 승훈은 치매에 걸린 정노인(신구)에게서 살인고백을 듣게된다.

그 후 이상할 정도로 자신에게 과한 친절을 보여주는 정노인의 아들 성근(김대명)과 끊임없이 자신을 맴도는 간호조무사 미영(이청아). 승훈을 둘러싼 모든 이들이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승훈은 서서히 자신을 조여오는 불안감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해빙'은 승훈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관객들마저 미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4인용 식탁'으로 보는 이들을 현혹시키는 특유의 연출기법을 보여줬던 이수연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도 긴장감을 배가시켜줄 연출과 하나씩 맞춰가는 퍼즐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라인으로 찾아온 것.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진실이 무엇일지, 서서히 풀려가는 무의식 속에서 떠오를 비밀이 어떤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마주하게 된다.

▲ 사진=영화 '곡성' 스틸컷

# 안예랑 기자 - '곡성'(감독 나홍진, 2016)

지난 해 ‘절대 현혹되지 말라’는 문구로 관객들을 현혹시킨 영화 ‘곡성’은 ‘해빙’과 유사한 스토리라인을 취한다. 진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쉽사리 진실이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다. 외지인(쿠니무라준)의 등장과 함께 마을에서 벌어지는 믿기 힘든 괴현상들. 그런 괴현상들이 외지인과 관련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경찰 종구(곽도원)는 굿판까지 벌이며 그 외지인의 정체를 파헤치려한다. 그러나 거듭해서 자신이 진실이자 실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쉽사리 믿기 어려운 행동을 보여준다. 도대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고, ‘선(善)’을 가리키고 있는지. 종구는 물론 관객들마저 그들의 말에 현혹돼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 그 실체를 찾아가는 관객과 종구에게 종구의 딸 효진(김환희)은 강렬한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뭣이 중헌디’.

이처럼 ‘해빙’을 보는 이들은 지난 해 ‘곡성’을 보면서 느꼈던 혼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진실에 다가간 듯 하면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관객들에게 의혹을 안겨주는 수많은 캐릭터들. 실체 없이 이어지는 끊임없는 단서들 속에 마치 퍼즐을 맞추듯 끼워 맞추는 재미가 있다. ‘곡성’과 ‘해빙’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자면, ‘곡성’은 모호한 결말로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이에 반해 ‘해빙’은 관객들이 모은 단서가 영화 속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꼬였던 매듭이 풀리며 관객들에게 여운이 아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것.

▲ 사진=영화 '장화홍련' 스틸컷

# 김지영 기자 - '장화홍련'(감독 김지운, 2003)

승훈은 시체토막유기사건의 용의자로 자신과 가까운 성근과 정노인을 의심한다. 이수연 감독은 극도로 예민해진 승훈의 심리를 빠른 장면 교체와 귓가를 자극하는 음악으로 표현했다.

'장화,홍련'은 전래동화 '장화홍련전'을 각색한 영화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듯한 수미(임수정)와 은주(염정아)가 빚어내는 사건 사고들을 담은 영화. 김지운 감독의 연출과 작곡, 연주, 편곡을 맡은 이병우 음악감독의 조합은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김지운 감독은 슬프고 아름다운 공포를 화면에 담기 위해 음악의 역할과 그 효과에 많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

'장화, 홍련'의 OST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은 신경을 곤두서게끔 하는 현악기와 웅장한 베이스음들로 앞으로 전개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기대케 한다. 또 다른 삽입곡 '우는 달'은 극의 사건이 마무리 된 후 허망한 느낌을 담았다. 특히 '우는 달'의 기타반주는 극 중 인물들의 공허함을 표현해 극을 더욱 몰입시킨다. '장화, 홍련'의 OST들은 주인공들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 영화가 개봉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삽입곡으로 쓰이고 있다.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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