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덩케르크'-'군함도', 같은 배경 다른 해석 '승자는 누구?'

기사 등록 2017-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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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각 영화 포스터

[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무더운 더위만큼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두 영화의 잇따른 개봉이 반갑다. 지난 20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와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흥행 전쟁을 펼칠 예정이다. 게다가 두 영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탈출극이기에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덩케르크'는 1940년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지옥섬' 군함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야기를 다뤘다. 두 감독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국인 감독으로 각인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비현실적인 상황들을 그의 탁월한 연출력으로 생생하게 담아내는 놀란 감독의 능력은 믿고 보기에 충분하다. 이번 '덩케르크' 역시 놀란 감독은 생생한 현장을 재현해내기위해 고군분투 했다.

앞서 놀란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의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경험이다. 관객들에게 이 전투, 철수 작전에 함께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각적 현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놀란 감독은 이번 '덩케르크'에서도 공중전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전시에 사용했던 전투기를 공수하는 등 아날로그적 접근 방식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육지, 바다, 하늘 등 세 가지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전개는 고립된 사람들의 불안함과 참혹한 고통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한다. 완벽한 리얼리티를 강점으로 치열한 전투신보다 생존을 위한 치열함이 담긴 장면들은 뻔한 전쟁영화와 차별성을 확실히 뒀다. 거대한 스케일에 결코 묻히지 않는 세부적인 스토리텔링, 덩케르크 해안을 탈출하기까지의 극한의 상황과 마지막까지 싸우려했던 연합군의 의지, 또 그들을 포기하지않는 국가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특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놀란 감독 못지 않게 국내 영화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역시 기대가 크다. 그 역시 쉽지 않은 소재들을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탄생시켜왔다. 그렇기에 류승완 감독의 손을 거친 '군함도' 역시 흔한 '국뽕' 영화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벌써부터 든다.

'군함도'는 수많은 조선인들이 군함도로 강제 징용돼 지하 막장까지 내려가 12시간 이상 노동을 착취당하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지만 이에 무게를 두진 않았다. 류승완 감독은 팩트 속 픽션을 가미해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뒀다.

각자 다른 삶의 방식과 욕망을 가진 극중 인물들이 군함도에 함께 갇히게되고 같은 고통을 받으며 '탈출'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게되는 과정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류승완 감독은 우리의 한 맺힌 역사를 앞세워 '애국 마케팅'을 하려하지 않고 단순한 선악 구도보다 사람과 사람을 통한 이야기로 애국심을 넘는 더 울림과 메시지를 전한다.



이와 함께 스케일적인 면도 놓치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은 촬영에 앞서 직접 군함도를 방문, 군함도가 주는 압도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실제를 방불케 하는 세트를 제작했다. 그의 노력으로 인해 실제 1945년 실제 군함도의 외형부터 내부까지 2/3를 재현, 마치 실제 군함도에 방문한 듯한 현장감을 전한다. 이를 경험하는 것 또한 '군함도'의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영화는 같은 시대적 배경과 극한의 전쟁 상황 속에서 다른 초점으로 극을 풀어나가고 있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비슷하다. 잊어야할 역사는 없으며 과거를 통해 현재는 어떻게 나아가야하며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박은비기자 smart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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