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퍼즐] 이번엔 진짜 사심,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한국판을 짜보자

기사 등록 2016-08-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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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이슈데일리 기자들. 회의를 통해 탄생한 시리즈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캐스팅퍼즐’. “내가 감독 또는 작가라면 이렇게 하겠어!”를 바탕으로 한 내 마음대로 캐스팅이다(사심이 담길 수도 있다). 범주는 다양하다. 영화부터 드라마, 웹툰까지 이슈데일리 기자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만나보자. <편집자 주>

의미있는 작품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으니 이번엔 보다 사심이 가득 담긴 작품을 선정했다. 두 번째 '캐스팅 퍼즐'에서 다룰 작품은 바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 매튜 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기존 스파이물을 변주한 영화이다.

애초 영국과 미국 문화의 기묘한 뉘앙스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에 이 작품은 '캐스팅'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을 터. 그렇지만 역으로 더욱 '캐스팅'만을 보고 뽑았다. 호불호는 갈릴지라도 최상의 호흡을 보여주지 않을까.


주인공인 듯 주인공이 아니지만 사실은 그 이상의 존재감을 주는 해리 역은 콜린 퍼스가 맡았다. 이미 '오만과 편견'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인상적인 귀족 연기를 펼친 그가 현대적인 귀족인 '킹스맨'의 일원인 것도 어쩐지 낯익을 뿐이다. 사실 '킹스맨'이 '수트 포르노'란 별명이 붙은 것도 콜린 퍼스 때문 아닌가.

그렇기에 해리 역의 최고 중점은 연기도, 이미지도 아닌 오로지 '수트빨'이었다. 그런 고로 김명민, 박성웅 등 여러 명의 후보가 있었으니 결국 1순위는 조진웅. 김명민처럼 '정직한' 신사도 아니오, 박성웅처럼 '담배 한 대 피고 갈' 것 같지 않은 것도 조진웅의 낙점 이유. 콜린 퍼스의 해리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의 연기력이라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대사를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진정한 주인공 에그시 역을 보자. 당시에 신인에 가깝던 태런 에저튼이 삐닥하면서도 다소 귀여운 구석이 있는 하층민 소년을 표현해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핵심포인트는 소년 같으면서도 수트를 입었을 때 강인한 이미지라는 점.

이 나이 대의 배우 중 가장 쉽게 생각나는 임시완, 여진구를 지나 조금 눈매가 날카로운 지수 대신 마지막으로 선택한 건 배우 연준석. 아직 소년티가 묻은 얼굴이지만 때때로 매서운 눈빛을 발산하기도 하고, 183cm라는 키는 근육량만 늘리면 최고의 '옷걸이'가 될 가능성이 다분해보였다.


그렇다면 이들과 맞설 악역 발렌타인 역은 누가 맡을까. 사무엘 L. 잭슨이 미국 문화의 아이콘처럼 꾸민 후 다소 괴짜다운 기색을 보여줬던 이 역은 사실 어느 누구에게 맡겨도 무척 재밌을 배역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 많은 배우 중에서도 가장 만나보고 싶은 발렌타인이라면 김성균이 연기할 그이다. '이웃사람'에서 보여준 광적인 연기와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의 괴상한 순수함이라면 발렌타인이 가진 모순적인 목표도 설득력있게 표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이제 해리와 에그시의 조력자 역을 살펴보자. 영국의 대배우 마이클 케인이 맡았던 아서 역은 '킹스맨'의 수장이자 혈통을 중시한다. 마이클 케인이 연륜으로 포현하는 온화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를 누가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노년이 맡을 배역이기에 금방 떠오른 배우는 신구, 이순재였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했을 때 역시 마이클 케인의 카리스마를 좀 더 영화에 맞게 표현하려면 배우 천호진이야말로 딱이지 않을까.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올바른 형사'의 이미지를 종종 보였던 그라면 '킹스맨'의 수장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IT 분야에 능통하고 전체적으로 전략가 포지션을 맡은 멀린은 원작에서 마크 스트롱이 냉철함이 묻어나는 연기로 영화에서 가장 듬직한 동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감정을 크게 내비치지 않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다른 어떤 배역보다도 마땅히 떠오르는 배우가 없는 건 단지 마크 스트롱의 민머리 때문일까. 한참을 고민하다 문득 딱 떠오른 배우는 바로 이성민. 중후한 목소리나 어떤 역을 맡아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연기력의 그라면 멀린 역을 맡아도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바로 낙점했다.


영화에서 많은 대사나 행동을 하진 않지만, 심지어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록시를 제치고 마지막 가상캐스팅의 주인공은 가젤로 뽑았다. 그의 칼날다리는 영화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했으니 소피아 부텔라 대신 누가 이 배역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 건 사실.

다소 강해보이는 인상, 큰 키와 빼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가젤 역은 강예원에게 적격이었다. 이미 '퀵'을 통해 액션영화를 겪었다는 것과 '날, 보러와요'에서의 연기, '트릭'을 위해 체중을 조절하는 열정까지. 액션만 갖춘다면 딱이다. 만일 액션만을 생각하고 뽑았다면 액션스쿨 출신이자 '짝패'에서 유일하게 여성 사천왕으로 등장한 김효선도 좋을 것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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