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어떤 태종으로 등극할까?

기사 등록 2016-03-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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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은 기존의 이방원과 어떤 차별화된 점을 보여줄까?

지난 21일 방송된 SBS 월화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9회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이 무명의 계략에 걸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분이(신세경 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길선미(박혁권 분)가 이방원 앞에 나타났고, 무휼(윤균상 분)이 등장하면서 끝이났다.

이방원의 "우리가 무사히 여기를 벗어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무휼은 "무사 무휼. 한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라는 대사로 자신의 각오를 대신했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 무휼 역을 열연했던 조진웅을 연상시키는 대사였다.

드라마 내용이 어찌됐든 이방원은 결국 왕위에 오른다. 그가 바로 조선 3대 임금 태종이다. 태종 이방원에 대한 설명은 '철혈군주'라는 네 글자로 설명된다. 때문에 이방원은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며 아들 세종의 치세 기반을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고려말 조선초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선보여졌다. 1983년 방영된 MBC '조선왕조 500년 추동궁 마마'를 시작으로 1996년 방영된 KBS1 '용의 눈물', 2008년 방영된 KBS2 '대왕세종', 2011년 방영된 SBS '뿌리 깊은 나무', 2012년 방영된 SBS '대풍수', 2014년 방영된 KBS1 '정도전', 2014년 방영된 JTBC '하녀들' 등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순수의 시대'가 있었고, 태종 이방원이 등장하는 영화로는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이방원을 연기한 배우는 '추동궁 마마' 이정길을 비롯해 유동근, 김영철, 백윤식, 최태준, 안재모, 안내상 등이 있다. 쟁쟁한 배우들이 이방원 역을 연기했다.

그중 소년~청년 이방원 역을 연기한 배우는 '대풍수'의 최태준, '정도전'의 안재모, '순수의 시대'의 장혁 등이다. 그리고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이다.

이방원을 연기한 대표적인 배우는 유동근이 꼽힌다. 유동근은 '용의 눈물'을 통해 사극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최수종이 KBS 사극을 통해 나라를 세우는 왕을 독식하기 전까지 유동근은 대표적인 사극 배우였다. 지금도 '용의 눈물'은 유동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유동근이 연기한 이방원은 단호한 인물이다. 하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리면서 뜨거운 눈물을 속으로 삼킨다. 고려의 충신들은 물론 스승 정도전, 자신을 왕위에 올려준 공신들, 처남, 사돈까지 단호하게 죽음으로 몰아가면서도 눈물을 삼키는 군주의 모습을 표현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방원은 단호함보다는 냉혹함을 강조하고 있다. '대풍수'의 최태준은 옥골선풍 외모 뒤에 잔인무도함을 감추고 있는 모습이었으며, '정도전'의 안재모, '순수의 시대' 장혁의 경우는 그 냉혹함과 잔인함이 훨씬 업그레이드됐다.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은 역대 이방원들이 보여준 단호함에 냉혹함과 잔인함을 듬뿍 첨가했다. 소년 시절에는 어린 혈기로 칼을 휘둘렀다면 청년이 돼서는 보다 냉철하면서도 결정을 내려야할 순간에는 단호했다. 정몽주를 제거하고, 고려 왕족들을 척살할 때도 망설임이 없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고민도 있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자신에게 어떤 결과가 그려질지 알면서도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런 비난까지 받아들일줄 아닌 사내로 거듭났다. 이방원은 조선 건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물론 자신이 가는 길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이들을 모두 제거했다. 어린 시절 그토록 꿈꾸던 잔트가르가 바로 자신이었다.

하지만 '철혈군주'로 인식되는 이방원은 백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 흘리고, 하늘의 움직임에 민감했다. 왕위에 오르기까지 너무 많은 피를 흘렸기에 태종은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다. 천민출신 장영실을 발탁해 유용하게 쓴 것도 사실은 태종이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이 조정 대신들이나 장수들보다 분이, 무휼, 땅새(이방지, 변요한 분) 등과 더 어울린 것도 백성들의 아픔에 민감했던 태종의 이런 면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소년 시절 핍박받는 백성들을 위해 잔트가르가 되겠다던 이방원은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유아인이 '육룡이 나르샤' 마지막회에서 어떤 태종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실을 맺을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SBS]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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