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TV]'시그널' 드라마는 끝났지만, 무전은 계속 된다

기사 등록 2016-03-1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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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tvN 특별기획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12일 긴 여운을 남기며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시그널'은 배우 이제훈과 김혜수, 조진웅 등 국내 최정상의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사실로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특히 SBS '시그널'의 극본은 드라마 '싸인'을 시작으로 '유령' '쓰리 데이즈' 등 한국 드라마에 장르물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 김은희 작가가 참여해 '웰메이드' 수사극으로 기대를 모았다.

방영 내내 10%대의 고른 시청률을 기록하며 금, 토요일 저녁 시간을 책임진 '시그널'은 최종회에서도 긴박한 전개와 시종 휘몰아 치는 사건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시그널' 최종회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이 이재한(조진웅 분)에게 보낸 무전으로 모든 과거가 뒤바뀐 사실이 드러나 극의 전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전 박해영(이제훈 분)이 보낸 무전 내용을 차수현이 대신 말해 이재한의 과거 행동이 변했고 이는 곧 모든 과거 사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는 결국 현재의 모든 상황 또한 바뀌는 것을 의미했다. 2016년의 이재한은 실종됐고 '시그널' 초반 장기미제사건전담팀의 시발점이 됐던 김유정 유괴사건 또한 해결된지 오래였다. 그로인해 장기미제사건전담팀은 애초에 구성되지도 않게된 것.

이에 김범주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이재한은 현재 시점에서 15년 동안 실종 상태로 남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박해영은 차수현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그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시그널'은 이재한이 보냈을 지도 모르는 문자 메시지를 따라 그를 찾아 나서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치 시즌2를 암시하는 것처럼 끝이났다.

'시그널'은 여태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을 모두 해결함과 동시에 이재한의 실종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박해영과 차수현의 모습을 마지막 까지 긴박하게 그려내 드라마 팬들의 마음을 졸였다. 현재의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과거를 바꾸면 그만큼의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극의 테마를 끝까지 이어가며 '웰메이드'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장기미제사건 속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결하는 것으로 시작한 '시그널'은 이내 국민들의 울분을 일으켰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미제사건들을 드라마에 녹여내 큰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시그널'은 정의를 대표하는 이재한의 대사를 통해 권력과 탐욕에 눈이 멀어 숱한 비리를 저지르는 과거와 현재의 세태를 꼬집으며 시청자들로 부터 호평을 받았다.

'시그널'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벌이는 공작수사 때문만이 아니다. 그 속에 숨겨진 과거가, 아픔이 드러나며 소외 받는 누군가(박해영)를 끝까지 지켜내려는 한 사람의 마음(이재한)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누군가(이재한)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차수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피해자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이재한 형사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슬픈 일이다. 신참 새내기 형사에서 베테랑 형사로 거듭난 차수현 형사도,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발로 뛰는 박해영 경위도 모두 드라마가 끝나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약자를 돕기 위해 사건을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모습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시그널'은 모두의 마음 속에 언제라도 울릴 무전기를 세우며 그렇게 종영했다.


(사진=tvN '시그널' 방송장면 캡쳐)

 

김성연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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