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 기타리스트에 도전하다.'쉽지 않았던 기타의 세계'

기사 등록 2016-04-06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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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록기자] 늘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고 발로 뛰는 스마트&벤처 미디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이번에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도전했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필자는 이번 기타레슨을 진행해 줄 권한얼 기타리스트에게 한번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지령을 받았다. 이때 머릿속을 스친 곡은 라디오헤드의 ‘Creep’. 잔잔하게 시작해 후반부에 폭발하는 기타 연주,애절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톰 요크의 야수 같은 보컬.

라디오헤드가 누군지는 몰라도 이 노래를 모르는 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만큼 널리 알려진 곡이다. ‘내가 이 곡을 연주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품으며 기타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날 다소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성심성의껏 응해준 ‘천사표’ 기타선생님 권한얼씨는 올해 24살의 젊은 청년이지만,기타 연주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권한얼 기타리스트는 라디오 헤드의 ‘Creep’을 선택한 필자의 곡 선정에 센스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Creep’은 전반적인 리듬 구성이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주의 곡이며, 코드가 그렇게 복잡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순간 필자는 벌써 톰 요크가 된 것 처럼 부푼 기대와 희망을 안고 기타를 잡았다 하지만 기타 연주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음은 물론이고,기타를 만져 본적도 없는 사람에게 기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처음에는 기타를 파지하는 법부터 시작해 각각의 현에 맞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배우며 차근차근 시작했다.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기타의 소리를 내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먼저,기타를 잡는 자세부터가 몸에 익숙하지 않았다. 왼쪽 손가락과 오른쪽 손가락을 동시에 보면서 움직이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으며, 거듭되는 실패 속에 이마에는 어느덧 땀이 맺혔다.

십여 분의 시간을 거쳐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기타의 현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누르게 됐을때,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가 들렸다.

어느 정도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희망이 보인다고 말하며 그 다음 단계를 전수하려 애썼다. 필자 역시 진전의 가능성에 반색을 표하며 다시 집중했다.

소리를 내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그 다음에는 더욱 어려운 산이 존재하고 있었다. 기타현에 놓인 왼쪽 손가락의 위치를 쉴새없이 바꾸며, 동시에 사운드홀 부분을 계속 체크해줘야 하는 과정은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완벽하게 숙지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필자는 이어진 기타 선생님의 현란한 움직임에 그저 감탄을 자아낼 뿐이었다. “이것만 할 수 있으면 멋있는 곡을 많이 연주할 수 있습니다…”라는 그의 말이 조금은 야속하게(?) 들리기 시작하며 마음 속에 가려져있던 열정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었다.

이후 기타라는 악기에 제대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으며 짧았던 60분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기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섬세한 악기였다. 일단 만지기만 해도 1차적인 소리는 들을 수 있는 피아노를 비롯한 다른 타악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권한얼 기타리스트 역시 “기타를 배우려면 꾸준한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고비에 봉착하는데, 그 순간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 두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라며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하기에는 기타라는 악기가 절대 녹록치 않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기타는 까도 까도 새로운 것이 나오는 양파 같은 매력이 있다”라며 “나도 연습을 하다보면 막히는 부분이 있고,그때마다 새롭게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다. 그 단계를 넘어섰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이 굉장하다”라며 기타가 가진 매력을 전했다.

이어서 기타를 연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세로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연습하며 감을 잃지 않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기타 뿐만이 아니라,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의 순간에 적용되는 경우일 것이다.



레슨을 마치고 나오면서 문득 평소에 별다른 생각없이 봐왔던 수 많은 기타리스트들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았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기타의 세계.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기타와 씨름하고 있을 수 많은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성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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