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선의 영화원정기] '히말라야'로 체험한 ‘CGV 스크린X’와 ‘기어VR', 문화 산업의 뉴 패러다임다워

기사 등록 2015-12-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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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관객 중심 영화 상영기술로 세계 부동의 1위인 ‘아이맥스(IMAX)’를 위협할 신기술이 한국에서 개발됐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 4관에서는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 스크린X 버전 시사회와 미래 영화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먼저 CGV 스크린X 및 기술 진화에 따른 미래 영화관 트렌드를 소개한 데에 이어 CGV 스크린X 시연회, 삼성 기어 VR(Virtual Reality) 소개와 시연, 히말라야 스크린X 버전 시사로 진행됐다.

이날 핵심 키워드는 CGV가 개발한 '스크린X'와 삼성이 개발한 ‘기어 VR’이었다. 먼저 '스크린X'의 텍스트로써의 의미를 짚어보자면 스크린을 넘어선 확장(Expand beyond the screen), 제한 없는 표현(Express without limitation), 여태껏 없던 경험(Experience like never before)의 뜻을 담고 있다.

스크린X는 CJ CGV와 카이스트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에 성공한 다면상영시스템이다. 기존 영화관이 정면으로 보이는 하나의 스크린으로만 상영했다면(2차원), 스크린X는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270도로 확장해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3차원).

CGV는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강동원 주연, 김지운 감독의 단편 ‘더 엑스’를 첫 스크린X 작품으로 선보였다. 이후 중국, 미국, 태국을 해외시장으로 우선 겨냥했고, 한국에서는 2015년 5월 ‘차이나타운’, 11월 ‘검은 사제들’을 지나 12월에는 곧 16일 개봉을 앞둔 ‘히말라야’로 본격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날 우선 ‘스크린X 시연 영상’을 통해서는 ‘경이로움’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사실 이전에도 CGV에서는 영화 상영 전 광고를 통해 수차례 스크린X의 맛보기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는 앵글의 큰 이동이 없어서였을까. 좌우 시야가 트인 것 외에는 그렇게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시연 영상에서는 앵글의 변칙적 이동 폭이 컸던 덕에 사방팔방으로 훨씬 큰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영사는 정면과 좌, 우면에만 됐음에도 천장과 바닥까지 장면이 이어지는 듯한 착시가 일어났다. 때문에 장면을 코앞에서 접하는 느낌의 아이맥스보다 더욱 현실감 있게 아예 해당 장면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이맥스가 아직은 2차원의 한계를 못 벗어난 데에 비해 스크린X는 확실히 3차원의 가상공간을 활용한 기분이었다. 필자가 앉은 의자가 움직이는가 싶었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한 놀이공원의 유명 놀이기구인 ‘혜성특급’을 탔을 당시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몰입도가 굉장하다. 이러한 효과는 우주 소재의 SF 영화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어진 ‘히말라야’ 스크린X 버전 시사회를 통해서는 앞서 유영의 시야로 움직이던 시연 영상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흡사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1인칭 카메라 구동이 스크린X와 맞물리니, FPS 게임과 유사한 관객의 주인공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이후 히말라야 산맥의 경관을 파노라마로 비추는 장면에서는 자연의 숭고함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었다. 과연 액션, SF에 속하지 않는 휴먼드라마 장르에서도 먹힐까 싶었던 해당 기술이 예상을 깨고 오히려 감동을 극대화시켰다. 비록 ‘히말라야’ 속 스크린X 장면은 30여 분에 지나지 않지만, 설원의 웅장함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질 울림은 충분하리라 본다.

‘기어 VR’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최근 삼성이 야심차게 출시한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은 스크린X와 접목되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VR버전 ‘히말라야’에서는 해당 영상이 약 2분 정도 길이로 제작됐는데, 스크린X 만큼 자연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내 실제 히말라야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가장 손쉽게 제공한다. 그야말로 안방에서 에베레스트 등반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CGV 스크린X 담당자 안구철 씨는 “스크린X가 다면상영시스템이라는 혁신을 통해 영화관을 새롭게 정의해 나가고 있다면, 기어VR은 모바일과의 결합을 통해 개인용 미디어의 변화를 리드해 나가고 있다”라며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기존 데스크탑을 두들기던 것에서 진화해, VR을 통해 스포츠 경기, 게임 등 문화사업 전반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16일 개봉한다.




(사진=CGV 제공)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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