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대박', 영조 연잉군 절체절명 위기 신임사화

기사 등록 2016-06-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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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대박'이 영조 연잉군 일생 최대의 위기였던 신임사화를 그려낼 예정이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는 숙종(최민수 분)-경종(현우 분)-영조(여진구 분) 시대의 빛과 어둠을 그려낸 사극이다. 최근에는 숙종의 승하, 경종의 즉위, 연잉군의 세제 책봉 등 역사적 사건이 그려지고 있다.

경종은 이미 세자로 책봉돼 왕위 등극이 정해진 인물이었지만 숙종 시기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은 그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환국을 통해 조정에 피바람을 일으켰던 숙종은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경종, 연잉군에게도 가혹했다.

경종은 생모 희빈 장씨의 정치적 배경이었던 남인 및 소론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미 노론을 자신의 정치적 파트너로 확정했던 숙종은 경종을 내칠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숙종이 예상보다 빨리 세상을 떠나면서 조정은 혼란에 빠졌다.

경종은 분명 정통성이 있는 왕이었지만 정치적 기반이 약했다. 남인과 소론은 정치적으로 무능했다. 반면 연잉군은 생모의 출신 성분 등 여러모로 왕위에 오를 정통성이 취약했다. 노론은 그런 연잉군의 든든한 정치적 배경이 됐다.

노론은 경종의 유약한 옥체와 후사의 부재를 이유로 연잉군에게 세제 책봉을 요구했다. 다음 보위를 연잉군에게 넘기라는 일종의 협박이었다. 노론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리청정과 선위까지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론 대신들에게 경종은 왕이 아니었던 셈이다.

경종은 노론의 무리한 요구를 참지 못하고 칼을 빼들었다. 노론의 영수였던 김창집(이재용 분)을 비롯해 4명의 대신들을 처형하고, 많은 노론 계열 신하들을 숙청한 것이다. 이 사건은 역사에 '신임사화'로 기록되고 있다.

신임사화는 경종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노론을 견제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남인과 소론은 경종이 왕좌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들었음에도 경종의 정치적 배경이 되지 못했다. 반면 노론은 4명의 거물급 신료들이 처형을 당했음에도 연잉군을 정치적으로 지원했다.

'대박'에서는 신임사화를 이인좌(전광렬 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연잉군에 대한 노론의 세제 책봉부터 대리청정 요구까지 유도하면서, 뒤에서 노론 세력의 급소를 노리는 이인좌의 공작에 연잉군과 노론은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역사에서는 노론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연잉군은 영조로 즉위하고, 노론은 집권 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영조의 즉위와 노론의 정권 획득은 훗날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는 빌미가 된다.

신임사화는 조선의 붕당정치가 만들어낸 하나의 비극 중 하나였다. 결국 영조가 등극하면서 노론은 조선의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이 되면서 일당체제의 폐해가 발생한다.

숙종-경종-영조-사도세자-정조로 이어지는 비운의 가족사는 이런 조선의 정치적 긴장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사진=SBS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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