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이슈결산-가요②] 가요계에 닥친 '7년차 징크스', 탈퇴·해체 그리고 '재도약’

기사 등록 2016-06-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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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원조 ‘걸크러쉬’ 포미닛과 2NE1. 동방신기 이후 2000년대 중반 남자 아이돌의 새로운 획을 그은 비스트. 데뷔하자마자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며 JYP의 희망으로 떠오른 미쓰에이까지…

2009~2010년. 당시 가요계는 강력한 신인 그룹들의 등장으로 인해 질적으로 보나,양적으로 보나 풍성한 시기를 맞이했다.

화려한 무대를 잠깐 스쳐가는 가수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이들은 하나같이 ‘대박’을 치며 황금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었다. 서서히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기미를 보이던 2010년대 '빅4''들은 멤버 탈퇴,해체 등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약속이나 한 듯,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네팀들이 크고 작은 부침을 겪으며 ‘7년차 징크스’라는 씁쓸한 교집합을 만들어냈다. ‘아이돌 잔혹사’에 가까웠던 그들의 변화와 위기, 재도약 가능성을 짚어봤다.



# 비스트,장현승 탈퇴 ‘결국 올 것이 왔다’ 5명 VS 6명

단체 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의견은 어느 선까지 존중되어야 할까? 장현승은 잇따른 태도 논란으로 잦은 구설수에 오른 끝에 결국 비스트를 떠났다. 지난 3월 그는 멤버들과 따로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불화설에 휩싸였다.

당시 소속사는 예정대로 6인조 활동을 이어간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불과 한달 뒤인 4월 장현승의 탈퇴 소식을 발표하며 팬들을 집단 ‘멘붕’에 빠트렸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설령 예상은 하고 있었을지 몰라도 믿기 싫은 사실이 현실화됐다는 점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을 것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와 성격 차이,팀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상담을 지속해왔다”고 밝히며 그동안 장현승과 나머지 멤버들 간에 어느 정도 의견 충돌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후 장현승은 개인 음악작업에 전념하며 솔로가수로 활동을 뜻을 내비쳤다. 그가 그토록 하고 싶어하는 음악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비스트라는 울타리를 떠나서 솔로로서의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비스트는 걸출한 서브보컬의 부재가 아쉬운 점에는 틀림 없지만, 팀의 존속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27일 선공개한 정규 3집 앨범 수록곡 ‘Butterfly’는 변화하는 비스트의 방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미닛, ‘너네 말고 현아~’ 결국 넘어서지 못한 원맨 그룹의 한계

현아라는 이름은 포미닛에게 늘 독보적인 상징이었다. 데뷔때부터 원더걸스 출신 현아가 속한 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들은 데뷔곡 ‘핫이슈’와 ’MUZIK’의 대성공으로 인해 2009년 그 어느 걸그룹보다 빛났던 한 해를 보냈다.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카라가 여성스럽고 상큼한 매력을 주로 선보였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 포미닛의 등장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파격적인 무대 의상(물론,당시의 기준이다.) 현아의 파워풀한 래핑은 ‘걸크러쉬’라는 신조어를 생성할 만큼 그들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에는 다소 불안한 요소가 어렴풋이 존재했다. 데뷔때부터 늘 제기됐던 현아에게 쌓인 과도한 무게 중심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최전성기를 지냈던 2009년~2012년까지도 대부분의 관심은 현아에게 지나치리만큼 쏠려있었다.

한 멤버의 인지도만으로도 그룹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케이스가 포미닛이었지만, 이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한계를 드러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멤버들이 현아 만큼 개인 활동을 적게 한 것은 아니다. 데뷔 초에 비해서는 꾸준히 인기를 쌓아가며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현아라는 너무도 강력한 아우라를 가진 멤버와 한 팀을 이뤘다는 것 밖에는 없다.

또, 수 많은 아이돌의 정석에 가까운 그룹 활동->개인 활동 후 인지도 향상->솔로,유닛 활동->완전체 활동 등으로 돌아가는 루틴을 포미닛도 충실하게 소화했다.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점점 곤두박질치는 인기와 음원 성적은 결국 해체라는 씁쓸한 엔딩으로 이어졌다.



사실 포미닛은 공식적인 해체라기보다 어쩔 수 없는 해체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현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모두 재계약을 포기했기 때문. 내막이야 어찌됐든,소속사와의 입장을 좁힐 수 있었다면 포미닛이라는 타이틀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었다.

그룹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겠지만, 허가윤,전지윤,권소현,남지현은 어느 분야에서 활동하든 포미닛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될 것이 분명한 사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날지,부정적인 흐름으로 그려지게 될지는 오로지 그들의 몫이다. 현아와 다른 멤버들의 재회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 2NE1 공민지 탈퇴, ‘3인조 2NE1은 어떤 모습?’

2014년 2월 발매한 두번째 정규앨범 ‘CRUSH’가 네명으로 활동하는 2NE1의 마지막 순간이 되리라고 상상했던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최정상의 인기도 화려한 명성도,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본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였다.

2NE1은 2009년부터 수 많은 기대를 모은 끝에 데뷔했고, 속된말로 한번에 대박이 난 스타였다. ‘Fire’,’I don’t care’를 통해 나타난 파워풀하고 속시원한 2NE1의 이미지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걸그룹의 가려움을 한방에 긁어줬고, 공민지 역시 16살의 어린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성숙한 목소리와 역량을 통해 언니들 틈 사이에서 뒤쳐지지 않는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메인보컬 박봄, 팀을 대표하는 비주얼 산다라 박, 엄청난 끼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포스를 지닌 씨엘에 비해 뚜렷한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 공민지의 애매한 역할은 팀내에서 점점 비중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그림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2년이 넘는 공백기가 이어지고 있는 팀의 불안정한(?) 미래 역시 공민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았을터. 이후 2016년 5월까지 계약 종료를 한달 앞둔 4월, 공민지는 11년동안 몸담았던 YG와 2NE1을 떠났다.

공민지가 없는 3명의 2NE1. YG엔터테인먼트는 추가 멤버 영입을 고려하지 않으며 3인 체제로 팀을 존속시키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2NE1의 새로운 앨범 발매 소식은 묘연한 상황이다.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된다면,제 아무리 2NE1이라도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더욱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2NE1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걸그룹이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

올 하반기에도 YG,2NE1,신인 걸그룹으로 이어지는 키워드는 가요계와 팬들의 촉각을 곤두세우는 핫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미쓰에이 지아 탈퇴 ‘수지만 있으면 된다?’

미쓰에이는 앞서 언급한 팀들과는 다르게 2010년에 데뷔했지만, 전성기를 비슷한 시기에 누렸다는 점에서 해당 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사실 탈퇴한 멤버 지아의 비중은 비스트의 장현승,2NE1의 공민지에 비하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JYP는 지난달 지아와의 전속 계약을 종료했지만, 같은 중국인 멤버 페이와는 함께 할 것을 밝혔다. 페이는 이후 올 여름 발매를 목표로 솔로 앨범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에 이어 페이까지 개인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 미쓰에이의 마지막 완전체 활동은 2NE1과 마찬가지로 1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 데뷔곡 ‘Bad girl Good girl’ 이후 대부분 도발적이고 섹시한 콘셉트를 어필했던 이들은 2015년 3월 발표한 ‘다른 남자 말고 너’ 이후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늘 강하고 쿨한 여자의 심경을 표현한 가사와 멜로디는 미쓰에이의 트레이드 마크임에 틀림없지만,이제는 일말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미쓰에이는 포미닛과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현아와 수지. 개인의 인지도로 봤을때 현존하는 아이돌 중 1,2위를 다투는 이들의 포스는 팀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플러스 요인과 동시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결국, 미쓰에이도 수지에게 쏠린 하중을 어떻게 적절히 나누느냐가 팀의 롱런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가수라는 이름보다 배우라는 이름이 조금 익숙해져가고 있을 정도로 수지의 개인 활동은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JYP는 당분간 멤버들의 개별활동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미쓰에이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팬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새 멤버의 이렇다할 영입은 거론하지 않은 상황. 그리고 당분간 개별활동 위주의 계획을 드러낸 소속사. 올해도 완전체 미쓰에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최고의 걸그룹으로 우뚝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속사 후배 트와이스의 등장은 미쓰에이를 더욱 긴장케 할 수 있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이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2007년 원더걸스,2010년 미쓰에이,2015년 트와이스로 이어지는 JYP 걸그룹 트로이카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키는 미쓰에이에게 달려있다.

지금까지 거론한 가수들 중 가장 빠르게 팀을 재정비한 비스트는 당분간 흔들림 없는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낙 팬층이 탄탄하고 메인 보컬 양요섭을 필두로 한 음악적 다양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 다만 양요섭 외에 다른 멤버들의 보컬을 좀더 끌어올려야하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솔로가수의 출발선에 놓인 현아. 몇번의 앨범에서 나타난 섹시콘셉트를 넘어선 참신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문 래퍼로 보기에는 다소 떨어지는 랩 실력과 애매한 가창력을 하루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2NE1은 워낙 독보적인 음악과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컴백을 한다면 가요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공민지의 빈자리를 무리 없이 잘 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2년간 멀어져있던 대중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만한 좋은 곡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미쓰에이는 내년까지 완전체 컴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추후 팀의 방향성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페이의 솔로 활동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비단 아이돌 뿐만 아니라, 소속사에 속해 있는 다수의 연예인들에게도 7년이라는 시간을 한 곳에서 지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연예계로 한정 하지 않고 일반인들이 속한 조직으로 범위를 넓혔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비스트,포미닛,2NE1,미쓰에이. 각자의 위치에서 수 많은 영광과 눈물을 흘려보냈던 그동안의 시간은 절대 지울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터. 2010년대 1.5세대 아이돌로서 세대 교체의 중심에 섰던 이들이 제2의 전성기를 화려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 올 하반기에도 그들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이슈데일리 DB)

 

김상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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