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속을 알 수 없는 진짜 '사기꾼'들의 유쾌한 팀플레이 '꾼'

기사 등록 2017-11-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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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꾼' 포스터

[이슈데일리 하준이기자] 앞서 보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응징 영화가 늦가을 관객들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는 유쾌함을 선사할 것이다. 속고 속이는, 뒤집고 또 뒤집히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릴레이 범죄 오락영화 '꾼'의 이야기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의 돌연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황지성(현빈 분)은 장두칠이 아직 살아있다며 사건 담당 검사 박희수(유지태 분)을 찾아 그를 확실히 제거하자는 제안을 한다.

이에 박검사의 비공식 수사 루트인 고석동(배성우 분), 춘자(나나 분), 김과장(안세하 분)까지 합세해 황지성을 중심으로 잠적한 장두칠의 오른팔인 곽승건(박성웅 분)에게 접근하기 위한 판을 짜기 시작한다.

하지만 박희수는 장두칠 검거가 아닌 그의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은밀히 작전을 세우고 이를 눈치 챈 지성과 다른 꾼들 역시 서로 속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운다.

▲ 영화 '꾼' 스틸컷

영화의 명대사는 단연 '의심하는 사람은 속이기 쉽다. 그 의심을 해소시키면 확신이 되기 때문이다'이다. 하지만 꾼들의 세상에서 이는 통하지 않는 한낱 글귀일 뿐이다. 이들의 세계 속에서는 의심이 해소되자마자 새로운 속임수가 되풀이된다.

지금껏 보여왔던 모습과 전혀 다른 능청스러운 성격의 황지성으로 분한 현빈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대중들에게 진중한 모습이 익숙한 현빈은 능글거리는 표면의 모습과 달리 속에 꽉 차있는 치밀함을 온전히 끌어냈다. 또한 캐릭터를 위해 특수분장까지 완벽히 소화해낸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유지태는 악역으로 변신해 현재 브라운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매드독'의 최강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박희수의 선과 악을 넘나드는 가운데 보이는 야망과 표독스러움은 유지태 자체에 녹아들어 결코 밉지만은 않은 차가운 매력을 뿜어냈다.

여기에 명품 조연들의 빈틈없는 연기도 한몫했다. 믿고 보는 씬스틸러 배성우는 이번에도 역시나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애드리브라고 착각케 하는 특유의 연기력은 자연스러움을 담아내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굿와이프' 이후 다시 유지태와 호흡을 맞춘 나나는 춘자 역에 어울리는 치명적인 매력뿐 아니라 어설픈 귀여움까지 뽐냈다. 특히 스크린 데뷔작이라고 믿기지 않는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톡톡히 눈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 영화 '꾼' 스틸컷

박성웅은 '꾼'을 통해 역대급 반전 이미지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두철미해 보이는 겉모습으로 무거운 느낌를 전해주는 반면 춘자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개성있는 연기력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안세하 역시 깨알같은 애드리브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같이 누구도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의 조화는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사기꾼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하지만 '꾼'은 다른 영화들과 달리 검사가 아닌 사기꾼들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장창원 감독은 "악인을 제대로 응징하는 영화를 써보고 싶었다. 그런 영화들이 많이 있었지만 단순히 선이 악을 이기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통쾌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여타 작품들과 차별점을 설명했다.

답답한 현실 속에 갇혀있는 현대들에게 감독의 말대로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통쾌한 한 방을 날려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1월 22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하준이기자 llayi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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