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산이, ‘나쁜 X’로 파격적 행보...‘과감한 도발이어도 괜찮아’

기사 등록 2016-11-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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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으레 힙합이나 밴드 음악을 하는 가수들을 ‘악동’이라고 칭하곤 한다. 반항적이거나 자전적인 메시지를 담기 때문이거나 혹은 아티스트 본인이 그런 성격을 부각시켜서거나 이유는 다양하지만 진짜 악동은 사실 만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산이(San-E)는 ‘나쁜X (BAD YEAR)’을 발표하며 진정한 ‘악동’이 되길 자처했다.

24일 자정을 기해 공개된 산이의 ‘나쁜 X’는 단번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았다. 딱 봐도 제목부터 호기심을 끄는 것도 있지만 이 곡이 눈길을 끈 건 바로 그 속에 담긴 가사의 내용들 때문이다.

아마도 욕설로 추정되는 ‘X’는 덧붙여진 괄호 속 ‘YEAR’로 무엇인지 추측케 하는 센스가 내재돼 있다. 거기에 가사를 들여다보면 ‘내가 이러려고 믿었나’ ‘넌 그저 꼭두각시’라는 가사들이 현 시국에 문제시되고 있는 어떤 인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산이는 이같은 추측에 소속사를 통해 “이미 만들어둔 노래였는데 요즘 시국을 보면서 가사를 조금 수정했다. 듣는 분의 생각에 따라 열린 해석을 하면 되는 곡이다”라고 먼저 선을 그었다. 여타 곡들과 달리 산이의 ‘나쁜 X’은 곡에 대한 설명도 전무하다. 작사, 작곡, 편곡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붙는 홍보멘트도 없다.

심지어 산이는 이 곡을 사전에 홍보하지도 않았다. 기습적으로 공개한 이 곡은 그렇지만 여느 곡들보다 더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유유히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점령했다. 이렇게 다른 래퍼들의 곡들보다 대중적으로 노출됐기에 그의 곡은 그 자체로도 ‘도발’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드러난 반응은 그의 용기 있는 행보에 옹호를 하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자극적인 가사들이 여성 혐오적이다” “투표권도 없는 가수의 상업적인 곡이다”라는 반응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나쁜 X’은 그의 실제 의도가 무엇이든 결국 아티스트의 자율적인 표현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곡의 정서와 가사들로 의중이 드러나는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이중적인 언어유희라는 기술을 곁들였다는 것도 힙합이란 장르의 또 다른 특색이기도 하다.

인터넷 말로 ‘어그로(어그레시브의 준말로 의도적으로 튀는 행동을 하는 것)’라고 그의 곡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곡의 기획 의도가 어떻든 많은 대중들은 그의 속 시원한 래핑에 감탄과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이 파격적인 행보에 동참할지 안 할지는 듣는 이가 결정하는 것이겠지만, 이 관심 자체가 대중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쁜 X’의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슈데일리 DB, 브랜뉴뮤직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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