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얼라이드’ 같은 배경과 미장센 ‘카사블랑카’-‘마리 앙투아네트’
기사 등록 2017-01-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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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몸도 마음도 차갑게 얼어붙은 냉각의 시대, 제2차 세계대전 냉전의 분위기를 담은 가슴 절절한 서스펜스 멜로가 찾아왔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신작 ‘얼라이드’다.
‘얼라이드’는 72시간 내에 사랑하는 부인의 스파이 혐의를 벗겨야 하는 영국 정보국 장교의 얘기를 담은 작품으로,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을 맡아 흡입력을 더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해 지속적으로 박스오피스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영화는 첩보물의 긴박함과 배우들의 내면 연기로 시대적 아픔을 전달한다. 이 복합적 매력에 견주어볼 만한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한해선 기자 - ‘카사블랑카’(1942, 감독 마이클 커티즈)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0년대 초 프랑스령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한 ‘얼라이드’가 있기 전, ‘카사블랑카’가 존재했다. 당시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와 개인의 모습이 사막지대로 상징돼 두 영화의 이야기는 한층 아리게 다가온다. 더욱이 ‘카사블랑카’는 제2차 세계대전의 한 가운데인 1942년에 제작돼 시대적 아픔을 고스란히 전한다. ‘카사블랑카’와 ‘얼라이드’가 함께 여타 영화와 다른 색채를 띠는 건, 두 영화 속 주인공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펼쳐짐에 있다.
‘카사블랑카’에서는 릭(험프리 보가트)이 과거 연인 일리자(잉그리드 버그만)를 그의 남편이자 레지스탕스인 빅터(폴 헨레이드)와 함께 미국 망명길에 오를 수 있도록 도우며 옛사랑에 대한 미련과 희생을 담았다면, ‘얼라이드’에서는 영국 정보국 장교 맥스(브래드 피트)가 마리안(마리옹 꼬띠아르)의 스파이 누명을 72시간 내에 벗기려 애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는 심리전을 다뤘다. 모두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한 남자의 희생과 질주를 그린 전쟁 멜로지만 긴장의 근원은 사뭇 다르다. ‘카사블랑카’는 릭이 재회한 일리자를 원망하면서도 빅터와의 삼각관계를 놓고 그를 잡을지 고민하는데 비해 ‘얼라이드’는 맥스가 정보를 입수한 후 바뀐 시점에서 마리안의 속내를 파헤치려 든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카사블랑카’가 클로즈업 화면으로 인물 내면에 초점을 맞췄으며, ‘얼라이드’는 곳곳에 전쟁이 일어나는 폭넓은 풍광 속 인물들의 모습으로 비극적 광경을 시대 전반적으로 아울러 전달한다는 것이다. 상황은 다를지언정 결국 두 영화 모두 전쟁으로 인한 개인의 파괴된 감정을 다루고 있다.

#안예랑 기자 – ‘마리 앙투아네트’(2006, 소피아 코폴라)
‘얼라이드’는 애절한 로맨스와 브래드피트, 마리옹 꼬띠아르의 깊은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숨겨진 묘미는 따로 있다. 그 당시 시대를 담아낸 디테일한 패션과 그 색감, 두 남녀를 감싸주는 카사블랑카의 사막과 야경. 영화는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소품과 장소를 이용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영상미를 뽐낸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가득한 영화를 보고 있자니 그 시대에 녹아드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온다. ‘얼라이드’의 아름다운 영상미에 매혹된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그렇다면 이 영화’는 2006년에 개봉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 당시 처형당했다고 알려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담아냈다. 영화 속 그는 14살에 프랑스 베르사유에 입궐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펼쳐지는 귀족들의 무시와 궁궐 내 암투,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 지쳐가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그의 시각에서 전개시킨다. 결국 그는 이런 생활에 대한 도피처로 향락적인 생활을 선택하고 사치스러운 일상을 살아간다.
당시 프랑스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삶을 그대로 녹여낸 영화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헤어, 액세서리, 드레스, 리본, 커튼, 케익, 구두 등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소품들이 영화의 디테일을 살리고, 화려한 결혼식 장면과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생활로 아름다운 색감을 뽐낸다. 영화의 영상미와 색감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지친 삶과 대조돼 더욱 영화를 빛나게 만든다. 이와 함께 영화는 역사 속에 숨겨진 마리 앙투아네트의 실제 이야기를 그려내며 보는 재미까지 챙겼다. 만약 당신이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마리 앙투아네트’의 화려한 영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얼라이드’, ‘카사블랑카’, ‘’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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