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톨스토이도 칭찬한 월터 랭글리는 누구?
기사 등록 2011-09-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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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시골과 어촌을 배경으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영국의 화가 '월터 랭글리'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흡사 19세기 런던 빈민들의 삶을 소설화한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가 떠오릅니다. 찰스 디킨스가 19세기 런던 빈민들의 밑바닥 생활을 소설로 옮겨 놓았다면, 월터 랭글리는 시골 서민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은 수 많은 식민지를 거느린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지만, 산업혁명 이후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해 사회에 숱한 노동자들과 빈민들이 존재했었습니다.
당시 문학가나 미술가들은 그런 사회의 그늘진 곳과 소외 계층의 헐벗고 굶주린 삶을 작품의 소재로 삼곤 했습니다. 월터 랭글리도 그 중 한 사람인데, '배를 기다리며',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 '고아' 같은 작품들이 대표적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생생한 인물 묘사에서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 중 '고아'는 비록 가난한 서민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음에도 어린 아이가 등장하는 탓에 비교적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굳이 '고아'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어도 아이가 할머니나, 아줌마의 손자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은 그림의 분위기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할머니나 아줌마가 어려워서 그런지 아이는 다소곳이 앉아 얌전하게 먹는 모습입니다. 먹는 폼이 손자나 아들 같지 않습니다.
아마도 길거리를 헤매거나 구걸하는 아이를 집안에 들여 음식을 먹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매우 조용하게 음식을 먹고 있지만 볼이 튀어나올 정도로 먹는 게 매우 굶주려 있었던 모양입니다. 생기 없고 초라한 아이의 모습은 흡사 '올리버 트위스트'가 시골에 내려와 있는 모습 같습니다. 할머니와 아줌마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매우 차분한 분위기지만 '측은지심'을 느끼게 하는 그림이 아닐 수없습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올리버는 고아원을 탈출하여 런던까지 오게 되지만, 아무 연고 없는 도시에서 소매치기 패거리에게 포섭되어 구걸과 소매치기를 일삼는 거리의 아이로 전락합니다. 그러다 마음씨 좋은 노신사를 만나게 되는데, 올리버를 가엾게 여긴 노신사는 올리버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며 그를 따뜻하게 보살핍니다.
랭글리의 그림에서 할머니의 인자한 풍모는 흡사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노신사를 연상하게 합니다. 비록 누추해 보이는 가난한 집이지만 따스한 온정이 넘치는 곳이라는 느낌입니다. 부모를 여의고 갈 곳 없는 어린 아이를 말없이 보듬는 할머니의 옆 모습도 푸근해 보입니다.
19세기 후반 월터 랭글리는 뉴린이라는 어촌에 정착하여 그곳 주민들의 고단한 삶과 일상을 화폭에 담기 시작합니다. 서민들의 고통 받는 삶을 그린 그의 작품들은 기록적으로 팔려나가면서 그는 화가로써 입지도 굳혔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랭글리는 사회주의적 리얼리스트이자 최고의 수채화가로 명성을 얻었지만 유채화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터 랭글리가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화폭에 담아 부를 누렸다는 것이 왠지 아이러니 하게도 느껴지지만, 어쨌든 그는 나중에 톨스토이도 자신의 작품을 통해 칭송했을 만큼 당대에 성공한 화가로 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말년에 랭글리의 작품은 '서민들에 대한 연민'에서 모성을 중심으로 한 '가족'으로 테마가 옮겨갑니다. 비록 힘겹고 고단한 서민들의 삶이지만, 가족이 있기에 사랑과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랭글리 말년의 메시지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박정은py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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