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대립군' 이정재, '관상' 속 수양대군 이미지 완전히 탈피하다

기사 등록 2017-05-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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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관상' 스틸컷, '대립군' 스틸컷

[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고급스럽고 스마트한 캐릭터의 대명사였던 배우 이정재가 완벽하게 틀을 깼다. 얼굴엔 흙먼지가 잔뜩 묻었고 머리는 그야말로 '쑥대머리'다. 영화 '대립군' 속 이정재는 그동안 선보였던 깔끔하고 기품있는 이미지를 벗고 대립군의 수장 토우로 다시 태어났다.

이정재의 사극 연기라하면 '관상' 속 수양대군의 모습이 가장 많이 기억될 것이다. 이정재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아 신스틸러(scene stealer)를 넘어 씬라버(scene robber) 급의 연기를 펼쳤다. 이로인해 그는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제5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사진='관상' 스틸컷

'관상' 속 이정재는 그가 가진 남성성을 모조리 뽐냈다. 새까만 털옷을 입고 사냥을 마친뒤 성큼성큼 걸어오는 그의 등장신은 대사가 없음에도 오로지 그만의 눈빛과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관상'을 본 이들이라면 이구동성 수양대군의 등장신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뽑을 것이다. 그정도로 이정재는 왕이 되려는 야망가 수양대군을 그만의 매력과 방식으로 재해석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정재는 극중 권력을 향한 욕망을 감추지 않는, 젊은 카리스마 넘치는 수양대군을 그려내기 위해 표정과 발성, 동작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노력했다. 이정재는 거친 듯 하지만 몸가짐이 정제되어 있고 잔인한 듯 하나 눈동자엔 야심이 서려있으며 광포한 듯 하나 호탕한 목소리로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수양대군을 완성했다.

▲ 사진='대립군' 스틸컷

이러한 이정재가 '관상' 속 수양대군을 뛰어넘을만큼의 상남자 캐릭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명 수양대군과 같은 상남자지만 행색은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대립군' 속 이정재는 가난으로 인해 원래 군사를 대신해서 역을 서는 군인인 대립군의 수장 토우역을 맡았다. '관상'에서 칼을 등진 채 "내가 왕이될 상이냐"고 악랄하게 묻던 조선시대 수양대군은 온데간데 없이 조선시대 하층민들의 대립군 토우로 분해 조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운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험난하고 처절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비주얼에도 특히 신경을 썼다. '이정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얼굴의 잔 흉터와 곱슬거리는 수염, 거친 톤 소재 의상으로 이정재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외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이정재는 수양대군과 비슷한 연기톤을 탈피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정재는 발성과 말투, 톤변화에 신경을 쓰고 동료 배우들, 정윤철 감독과 끊임없이 고민을 한 결과, 폭력적인 상남자 수양대군에서 동료애가 넘치는 상남자 토우로 다시 태어났다.

▲ 사진='대립군' 스틸컷

자신의 연기톤이 겹친다는 것을 인정하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다 머리털을 쥐어뜯는 스트레스까지 오지만 그런 것이 연기의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밝힌 이정재. 이처럼 천생 배우인 이정재의 이번 '대립군' 속 변신은 벌써부터 예비관객들을 설레게한다. 수많은 배우들과 '남남케미'를 발산한 이정재가 광해 역을 맡은 배우 여진구와는 어떤 조선판 브로맨스를 펼칠지 또한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 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1일 개봉.

 

박은비기자 smart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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