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광대역엔터]'우리동네 예체능' 배구단, 응답하라 1990's

기사 등록 2016-03-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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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대한민국 배구의 전성기였던 8090 세대들이 배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15일 방송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은 '배구 특집'으로꾸며졌다. 배구는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메달을 안겨준 구기 종목이었으며, 198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농구와 함께 겨울 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코트를 호령했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날 출연한 배구 레전드는 '코트의 귀공자' 최천식, '코트의 야생마' 마낙길, '배구도사' 박희상, '월드스타' 김세진이 출연했다.

이들은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남자 배구의 살아있는 역사들이다. 최천식은 영화배우를 능가하는 잘 생긴 외모와 뛰어난 실력으로 당시 여심을 흔들었으며, 마낙길은 야성미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로 당시 남학생들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한 '배구도사' 박희상은 기량은 물론 잘생긴 외모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다. 김세진은 실력, 외모, 재치 모든 면에서 완벽한 한국 배구의 레전드다. 게다가 OK저축은행 감독을 맡자마자 팀을 우승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배구 레전드들은 입담도 레전드다웠다. 마낙길은 "아파트가 2천만원이던 시절 스카우트 계약금만 2억원"이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당시 인기를 회상했다. 대학 진학은 물론 실업팀 입단 당시에도 열띤 스카우트의 주인공이었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희상은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에도 당대 월드스타였던 김세진에게 가려졌던 일화를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후배에게 밀린 아픔에도 후배를 인정하는 박희상의 모습은 외모만큼 쿨한 배구 레전드의 모습이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는 한국배구의 최고 전성기였다. 베테랑 급인 장윤창, 한장석을 비롯해 하종화, 박삼용, 마낙길 등이 코트를 호령했다. 노진수, 오욱환, 신영철 등은 군복무 시절 상무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배구계 슈퍼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임도헌 현 삼성화재 감독, 최태웅 현 현대캐피탈 감독, 김세진 현 OK저축은행 감독, 김상우 현 우리카드 감독을 비롯해 방신봉, 박희상, 신진식, 석진욱, 장병철 등 리그와 국가대표를 오가며 활약한 스타들이 팬들을 열광시켰다.

남자배구 못지 않게 여자 배구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자 배구는 탄탄한 수비와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남자 배구와는 다른 아기자기한 재미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세터 이도희와 공격수 장윤희가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이후 김연경, 황연주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여자 배구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는 한국 배구에 아픔을 남겼다. IMF로 인해 대한민국 최고의 배구팀이었던 고려증권이 해체됐다. 또한 삼성화재가 창단하면서 우승을 독식하자 배구의 인기는 급락했다. 농구가 일명 '응답하라 1994' 세대의 등장과 프로화 선언으로 겨울 스포츠의 대표로 급부상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한국 배구는 2004년 프로화를 위해 한국배구연맹을 창립하고, 2005년 시범경기를 거쳐 그해 2005-2006 V-리그를 개막하며 본격적으로 프로리그를 시작했다. 이후 남자부 7팀, 여자부 6팀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1990년대 배구 코트를 뜨겁게 달궜던 배구 레전드들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경기에 열광하던 학생 시절로 돌아갔다.

[사진=KBS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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