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룡영화상]영예의 작품상은 ‘내부자들’에게 (종합)

기사 등록 2016-11-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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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연말 시상식 시즌을 최초로 열게 된 ‘37회 청룡영화상’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종상의 개최가 불투명했던 시기, 후보를 공개하며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의 이목을 모았던 ‘37회 청룡영화상’은 25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였던 건 여섯 편으로 결정된 최우수작품상과 과연 현 시국의 분위기가 영화상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였다. 또한 여우주연상 후보 중 김민희의 불참 소식이 또 다른 변수를 안길 것인지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청룡영화상은 큰 이변도 없었지만 영화인들과 대중들이 함께 즐기면서 동시에 시국을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날 주요 진행자로 무대에 오른 김혜수와 유준상은 능수능란한 진행으로 청중과 시청자들을 집중력을 높였다. 먼저 1부의 초반부는 영화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프레임 밖의 주인공’인 스태프들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촬영조명상은 ‘아수라’ 이모개 촬영감독과 이성환 조명감독이, 편집상은 ‘곡성’의 김선민,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부산행이, 기술상은 ‘부산행’의 특수분장을 담당한 곽태용과 황효균이 수상했다.

1부의 특별무대는 그룹 마마무의 ‘데칼코마니’로 채워졌다. 평소 ‘비글돌’로 유명한 마마무인 만큼 이번 무대로 유쾌함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이날 후보에 오른 작품과 배우의 대사를 패러디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신인상 부문은 모두가 예측했던 이들에게 돌아갔다. 신인남우상은 ‘동주’의 박정민이, 신인여우상은 ‘아가씨’의 김태리가, 신인감독상은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수상했다. 박정민은 “70년전 주권을 찾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했다. 지금 이순간 저도 많이 느낀다”며 “나라가 어수선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배우로서 이 상이 부끄럽지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겠다”라고 작품에 걸맞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태리는 “‘아가씨’가 상영한지 5개월 지났다. 모든 작업이 그렇겠지만 지금은 이제 각자의 작업 속에서 아가씨를 만들 때의 모습으로 뛰고 있을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고 윤가은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긴 시간동안 달려오는 게 만만치 않았을 텐데, 진심으로 믿어주시고 힘을 보태주셔서 영화 만드는 것이 덜 외롭고 더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인기스타상은 ‘아수라’의 정우성, ‘곡성’의 쿠니무라 준, ‘덕혜옹주’의 손예진, ‘터널’의 배두나가 수상했다. 평소 송강호의 열혈 팬이라고 알려진 쿠니무라 준은 김혜수가 송강호의 자리를 가리키자 두 배우가 서로 인사하는 진광경이 펼쳐졌다.

배두나는 “‘터널’처럼 좋은 영화에 참여해 인기상도 많고 관객들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고, 손예진은 “사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서 무척 긴장됐는데, 인기상을 받아서 다소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김혜수가 남우주연상에 오른 정우성에게도 소감을 묻자 정우성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인기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손예진의 멘트를 고스란히 따라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2부의 시작은 가수 이특이 막을 열었다. 그는 특별이벤트를 위해 자리에 섰다며 ‘이특의 특종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사진 속에는 진행자 유준상, 김혜수, 성우 서유리, 이병헌, 라미란과 박찬욱 감독, 천우희, 최우식 등 참여한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후 진행자인 김혜수와 유준상이 검은 드레스와 은색 정장 패션으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능숙한 진행으로 2부에서 첫 시상자로 선 곽도원과 쿠니무라 준을 소개했다. 곽도원은 미친 듯이 떨린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쿠니무라 준 역시 “안녕하세요, ‘곡성’의 쿠니무라 준입니다.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시상 소감을 밝혔다.

유쾌한 멘트로 영화상을 이끈 이들은 음악상을 시상했다. ‘곡성’의 장영규, 달파란이 수상했다. 이어서 미술상은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수상했다. 그는 칸 영화제에 이어 청룡상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대리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칭찬이 섞인 수상소감을 전해 읽으며 머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각본상은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받았다. 그는 “이 세상에 제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가 제 영화를 본다는 것도, 이준익 감독과 제작진을 만난 것도 기적 같은 일이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내부자들’의 조우진과 이엘이 진행자로 오른 무대는 단편영화상 시상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서로 떨린다고 털어놓으며 파이팅이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편영화상은 이지원 감독의 ‘여름밤’이 수상했다. 류수환 PD가 대리수상한 이후 “좋은 작품에 연기해준 배우님과 스태프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PD인 제 밑에서 가장 고생한 제작부에게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부문에 들어서자 오달수와 이동휘가 무대에 올랐다. 이동휘는 “천만요정 오달수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서 천만다행인 이동휘입니다”라고 말했고 오달수는 “부끄럽다. 제 얼굴에 무슨 요정인가 싶다”라고 대꾸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1억 요정’이 된 기념으로 관객들에게 큰 절을 올려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쟁쟁한 후보 속에서 ‘곡성’의 쿠니무라 준이 수상했다.

그는 늘 한국영화가 가진 에너지가 궁금했다며 나홍진 감독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한국 영화는 감독님의 지휘 하에 모든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걸 알았다. 그것이 한국영화를 키우는 힘이자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감사를 더했다.

여우조연상은 이선균과 이성민의 시상으로 진행됐다. 작년 수상자인 전혜진의 남편인 이선균이 무대에 오른 것에 대해 그는 “갑자기 몸이 안 좋은 관계로 입원해있다. 심각한 건 아니니 걱정은 말아달라.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전혜진이 다 제 탓이라며 책임지라고 해서 올라왔다. 미안하다, 잘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호명된 수상자는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박소담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떨리는 마음을 쭈체하지 못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로 처음 참석하고 두 번째인데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부담과 감사함이 있었다”며 “이 다섯글자가 무겁게 느껴졌다. 상을 받고 나니 마음이 더 무겁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성실히 해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함께 했던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진 감독상에는 조정석과 박신혜가 수상자로 올랐다. 두 사람은 서로 기억에 남는 감독님으로 언급했고 조정석은 “오늘 수상하시는 감독님은 저희가 수상자였다는 걸 참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능청스런 진행을 선사했다.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거머쥐었다.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그는 “진짜 오래 걸렸다. 대략 6년 전에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결과를 거뒀다”며 “진심으로 곽도원 배우님이 큰 힘이 됐다.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우희씨 감사드리고, 환희 여기 있는데 네가 곡성을 살렸다”고 함께 작업했던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후 가수 자이언티가 ‘신사’와 ‘양화대교’로 축하무대를 꾸몄다. 무대를 한껏 자신의 감성으로 채운 그는 현장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작년 수상자 이정현과 대상 대표이사 명형섭이 도왔다. 이정현은 “청룡에서 좋은 상을 많이 주셔서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아가씨’의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대리수상자로 참석한 ‘아가씨’의 윤석찬 프로듀서는 “외국어로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상을 수상한 두 여배우분께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진 남우주연상은 유아인과 송윤아가 시상을 맡았다. 유아인은 삭발한 모습으로 등장해 멋쩍게 웃었다. 송윤아가 그에게 의미를 묻자 “지금 이 순간처럼, 큰 떨림으로 남은 기억이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5명의 후보 중에서 영예를 거머쥐는 건 ‘내부자들’의 이병헌이 됐다. 그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25년동안 연기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니 감개무량하다. 게다가 함께 오른 배우분들이 너무나 훌륭한 영화, 연기를 해주셔서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며 “25년 동안 수상소감을 너무 많이 생각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내부자들’에서 함께 했던 이들에게 감사함을 나누면서 자신의 아내 이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거 같다”며 “저는 촛불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의 촛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대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마지막 작품상을 앞두고 김혜수와 유준상은 시상자로 나올 스포츠조선 대표 이선관을 소개했다. 그는 “즐거운 영화 축제의 장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며 다짐한 후 후보작을 소개했다. ‘곡성’ ‘내부자들’ ‘동주’ ‘밀정’ ‘부산행’ ‘아가씨’까지 여섯 작품의 후보들은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최우수작품상은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의 ‘내부자들’이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에 이어 최우수작품상까지 큰 기쁨을 누릴 제작진 및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의 대표는 우민호 감독, 원작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런 시국에 이 영화로 이 상을 받는지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건강한 대한민국이 돌아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반전’이라고 할 만한 큰 이변이 없었던 ‘37회 청룡영화상’은 그럼에도 보는 이들에게 알 수 없는 뜨거움을 선사했다. 박정민과 이병헌의 수상 소감, 그리고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내부자들’의 의의가 그런 감정을 선사했는지도 모른다. 짜릿한 긴장감이 있던 시상식은 아니었으나 청룡영화상에 걸맞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2016년 ‘제 37회 청룡영화상’이었다.

이하 제 37회 청룡영화상 수상목록

- 최우수작품상: ‘내부자들’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 감독상: 나홍진 감독 (‘곡성’)
- 남우주연상: 이병헌 (‘내부자들’)
- 여우주연상: 김민희 (‘아가씨’)
- 남우조연상: 쿠니무라 준 (‘곡성’)
- 여우조연상: 박소담 (‘검은 사제들’)
- 신인남우상: 박정민 (‘동주’)
- 신인여우상: 김태리 (‘아가씨’)
- 신인감독상: 윤가은 감독 (‘우리들’)
- 촬영조명상: 이모개 감독, 이성환 감독 (‘아수라’)
- 음악상: 장영규 감독, 달파란 (‘곡성’)
- 미술상: 류성희 감독 (‘아가씨’)
- 기술상: 곽태용, 황효균 (‘부산행’ 특수분장)
- 각본상: 신연식 감독 (‘동주’)
- 편집상: 김선민 감독 (‘곡성’)
- 최다관객상: ‘부산행’ (연상호 감독)
- 청정원 인기스타상: 정우성(‘아수라’), 쿠니무라 준(‘곡성’), 손예진(‘덕혜옹주’), 배두나(‘터널’)
- 청정원 단편영화상: ‘여름밤’ 이지원 감독


(사진=SBS 방송 캡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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