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의병(義兵)의 날, 의병 '대립군' 품은 여진구의 '광해'에 녹아들다

기사 등록 2017-06-01 15:3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대립군' 스틸컷

[이슈데일리 안예임기자]국가기념일인 '의병의 날'을 맞아 개봉 스코어 14만 7000으로 '흥행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에서 배우 여진구가 그리는 '광해'의 모습에 대중들의 가슴이 초여름 마지막 봄비처럼 잔잔히 젖어들고 있다.

'의병의 날'이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일깨워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2010년 5월 제정한 국가기념일인 가운데 남의 군역을 대신하며 먹고 살았지만,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승리를 이끌며 의병의 근간이 된 대립군이라는 역사 속 인물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품은 어린 광해를 그린 여진구의 진정성 있는 연기력을 통해 대중들이 이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상'을 투영하고 있는 것.

'대립군'은 그동안 많은 작품들에서 '폐위'라는 불명예 '낙인'이 찍힌 폭군으로만 묘사됐던 광해의 모습이 아닌 어린 나이에 짊어지기엔 너무 무거웠던 '분조(分朝)'와 '전쟁'이라는 넘기 힘든 벽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광해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내며 '비겁한 변명'만을 남긴 채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가 대립군과 함께 참혹한 전쟁에 맞서며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 사진='대립군' 스틸컷

하루아침에 조선을 짊어지고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부담감, 아버지 선조한테 버림받은 허무함 그리고 어머니 공빈 김씨로 인한 방황. 이 모든 내적 갈등과 '왜란'이라는 외적 갈등 사이에서 자신의 '생사'와 국가의 '존폐'라는 외줄을 타고 있는 어린 광해의 모습을 여진구는 여진구만이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보는 이들을 극에 몰입하게 한다.

'대립군'은 국가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민중이 스스로의 '위국(爲國)'정신에 따라 외적에 대항해 싸운 이름 없는 구국 영웅들인 백성, 민초 대립군의 가슴 저린 이야기와 함께 어린 광해가 대립군을 통해 '위민(爲民)' 정신을 키워나가며 참다운 지도자가 되는 성장통의 드라마로 여진구의 섬세하고 진정성 있는 인물 묘사를 통해 여진구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광해만 보인다.

▲ 사진='대립군' 스틸컷

특히 곡수(김무열 분)가 가창을 할 때 광해의 춤사위는 신분 따윈 버리고 아버지가 버린 백성에게 대신 사죄하는 의미의 '위무(慰撫)'로 느껴질 때 한국전쟁과 최근 아쉬웠던 국정 상황에서 버림받은 기억 때문인지 광해의 자세 낮춘 '춤사위'가 가슴속 멍울로 남으며 여진구가 섬세히 그리는 광해의 눈빛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영화 '새드무비(2005)'로 데뷔해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아역 시절을 보낸 여진구가 어느덧 13년이 지난 지금, 충무로를 책임질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진정성 있고 섬세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제껏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광해를 그려내 앞으로 비운의 왕 '광해'는 여진구 이전의 '광해'와 여진구 이후의 '광해'로 나뉠 것이 자명하다.

한편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개봉 스코어 16만9,516명을 잇는 역대급 개봉 스코어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 광해 신드롬을 일으키며, 물량공세를 앞세워 같은 시기에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들에 맞서 높은 예매율과 관객수로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대립군'이 초여름 극장가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절찬리 상영 중.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안예임기자 ahnyeim1004@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