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징비록' 조-명-일 군주분석 2. 도요토미 히데요시, 극과 극 오가는 입지전적의 신화

기사 등록 2015-04-13 14:35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KBS 1TV 정통대하사극 '징비록'이 임진왜란에 접어들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조, 명, 일 3국 군주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징비록(극본 정형수, 정지연, 연출 김상휘, 김영조)'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해 미리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환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하는 대하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조선과 일본은 물론 명나라의 정치 상황을 그려내며 고품격 정치 사극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조선을 침공한 일본의 정치 상황과 무사들간의 갈등 관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일본의 수장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김규철 분)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침략자로 그려지지만 일본에서는 평민 출신으로 최고 권력자에 오른 입지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평범한 가문 출신으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인물은 오직 도요토미 히데요시 뿐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용모에 대해 원숭이와 쥐를 섞어 놓은 외모라고 묘사를 한다. 실제로 오다 노부나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원숭이'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기록은 도요토미가 일으킨 전쟁에 가장 피해를 입은 조선의 시각이라는 점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시대를 최초로 통일(을 앞두고 사망했지만)한 오다 노부나가의 수하로 그의 신임을 받았다. 눈 내리는 날 오다의 신발을 가슴에 품고 있다가 밖에 나온 오다에게 내놓으며 칭찬을 받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도요토미는 오다에게 남다른 충성심을 과시했다.

1582년 오다 노부나가가 혼노지에서 가신 아케치 미츠히데가 일으킨 변란에 목숨을 잃자 도요토미는 빠르게 혼란을 수습해 정권을 장악했다. 오다 노부나가의 원수를 갚았다는 명분을 내세운 도요토미는 많은 다이묘들의 인정을 받아 관백의 자리에 올랐다.

드라마에서도 도요토미가 "오다 노부나가가 전국 통일을 이뤘고, 나는 일부만을 완성시켰다"고 할 정도로 오다에 대한 존경심과 그를 넘겠다는 야심을 지닌 도요토미는 조선을 발판삼아 명나라를 정복하겠다는 뜻을 비친다.

그가 국제 정세에 어두웠거나 피에 굶주린 무사여서 전쟁을 일으켰을까? 역사가들은 전국시대 직후 살아 남은 무사 계급의 불만과 함께 식량과 노동력을 구하기 위해 도요토미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국내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일본의 영화, 드라마에서 아들 츠루마츠가 병으로 사망하자 도요토미가 광분해 상투를 자르는 모습이 자주 비춰지는데 단순히 아들을 잃은 슬픔을 전쟁으로 달래려 했다는 것으로 보기엔 의문이 남는다.

도요토미는 개전 초 일본군이 파죽지세로 한양을 함락시키고, 평양성까지 진격하자 기쁨에 고취되지만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에 의해 수군의 진로가 막히고, 조선 각지의 의병들의 분전으로 교착 상태가 되자 혼란에 빠진다.

결국 도요토미는 전쟁의 끝을 보지 못하고, 1598년 숨을 거둔다. 도요토미가 사망하자 일본군은 대대적으로 철수했고,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달아나는 일본 수군과 격전을 벌이다가 전사하고 말았다.

도요토미 사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지지하는 세력과 도쿠가와 이에야쓰를 지지하는 세력들의 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에도(지금의 도쿄)를 기반으로한 도쿠가와 이에야쓰 세력이 승리를 하면서 일본 정권이 바뀌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은 동아시아 3국의 단순한 군사대립이 아니라 조선, 명, 일본의 정치 구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는 분명 출신을 뛰어넘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긴 했지만 그가 일으킨 전쟁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기에 마냥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창용 기자 hblood78@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