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청춘시대’ 한예리 “박재완 같은 남자가 있을까요?”
기사 등록 2016-09-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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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실제로 만난 배우 한예리는 윤진명과 어딘가 닮아있었다. 진중하면서도 차분함이랄까. ‘청춘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벨 에포크에 살고 있는 한예리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8월 27일 종영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김상호)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여대생이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동거드라마다.
한예리는 극중 고정 아르바이트가 세 개나 되지만, 단 한 번도 펑크낸 적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 역을 맡았다. 그는 윤진명과 생활력만큼은 100% 일치하는 것 같다며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방송 전부터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드러낸 한예리를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청춘시대’와 윤진명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2부작의 청춘시대가 그렇게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작품이었어요. 배우인 저에게 딱 좋은 느낌이었죠. 집중하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좋은 동생을 얻어 기분이 좋아요. (윤)진명이를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라 작가님께 감사드려요.”
‘청춘시대’는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일 것 같았지만, 기대이상의 전개였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아픔, 상처, 고민들을 다루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1.3%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청춘시대’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2.1%의 시청률로 호평 속 마무리 지었다.
“처음 홍보할 때, 저희끼리 ‘우리 뭔가 낚는 것 같은 기분이지 않니’라고 얘기했어요. 생기발랄하게 홍보하는 것 같아서 혜수가 ‘저희 이래도 되나요’라고 물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청춘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연령을 넘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요. 저도 이 대본에 끌렸고요.”

한예리가 연기한 윤진명은 생존이 목표인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을 이르는 말)’다. 청춘과 가까이 맞닿아 있지만 현실적인 캐릭터라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더욱 공감했다.
“벼랑에 몰려 떨어지기까지 하는 진명이를 많은 시청자들이 참고 견디면서 봐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어요. 다행히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현실인데 생각보다 그런 사람, 청춘이 많구나를 알게 돼서 슬펐어요.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 슬펐던 캐릭터에요.”
윤진명은 강했다. 부당하고 견디기 힘든 일이 닥쳐도 울지 않았다.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싶을 때가 있다. 듣고서 ‘괜찮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여줬으면 좋겠다. 응석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이든 운명에게든”이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윤진명은 삶의 무게에 지쳐가는 현시대 청춘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진명이의 경우, 감정의 기복이 없어요. 표정의 변화가 없죠. ‘이 상태를 어떻게 알려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실체를 많이 썼지만, 표정은 최소한으로 연기했어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울컥했던 순간들이 없어요. 하지만 강이나(류화영 분)가 진명이에게 구두를 주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터져버렸죠. 놀랐어요. 직접적으로 위로를 받으니까 ‘뭐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펑펑 울었어요.”
9회에서 윤진명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훔쳤다는 누명을 썼다. 매니저(민성욱 분)는 와인이 없어졌다며 직원들 앞에서 윤진명의 가방을 뒤졌고, 소지품을 던졌다. 와인이 발견되지 않자 매니저는 사과를 요구하는 윤진명의 멱살을 붙잡기까지 했다.
“몰입해서 촬영했어요. 억울하기보다 많은 게 쌓여있는 상태였죠. 진명이가 했던 대사처럼 뭘 어떻게 더 해야하나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린거에요. 슬프기보다 분했죠. 만약 제가 진명이라면 그만 뒀을 것 같아요. 평생 보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는 진명이처럼 버티지 못했을거에요.”
빛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윤진명에게도 기댈 수 있는 한 사람은 존재했다.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하게 되면서 그의 삶 속으로 들어온 남자 박재완(윤박 분)과 아프지만 진정성 있는 사랑을 그려갔다. 특히 중국 여행길에 오르는 마지막 모습으로 두 사람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다.
“제가 진명이라면 중국여행 후, 재완 씨를 다시 만났을 것 같아요. 힘든 시기를 같이 버티고, 진명이의 히스토리를 잘 알고 지켜봐준 사람이니까. 또 곁에 있어줬으니까요. 쉽게 밀어낼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한예리가 바라본 윤진명과 박재완의 사랑은 어떨까.
“재완 씨를 보면서 ‘저런 남자가 이 세상에 있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면서 설렜죠. 진명이에게 박재완은 잠깐의 햇살이에요. 그 햇살을 자꾸 받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이 너무 달콤한데, 손을 문에 찡기는 순간, ‘아차’ 싶었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도 크게 와 닿았죠. ‘진명아 정신차려’ 이렇게 들리기까지 했으니까요. 격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모습이 아닌, 소소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가지고 윤박 씨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청춘시대’ 캐릭터 중 윤진명의 색깔을 비유하자면 ‘회색’같다. 아름다움이 꽃을 피우는 20대지만, 공부, 아르바이트를 위해 자신을 꾸미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가 보여준 질끈 묶은 머리, 어두운 색상의 옷은 안타까운 청춘의 단면을 극대화시켰다.
“진명이가 예뻐야한다는 생각을 접었어요. 그런 면이 드러나면 진명이란 캐릭터가 깨지기 때문이죠. ‘자칫하면 욕을 먹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건 나중에 하면 되고, 여기서는 최대한 진명이다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쁘게 보이는 건 다른 하메(하우스메이트)들이 하고 있으니까 저까지 욕심낼 필요는 없었어요.”
한예리는 이제 윤진명이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제는 진명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꽃길만 걷자’고 말씀해주실 만큼, 앞으로 다른 하메들에 비해 웃을 날이 많을 것 같아요. 많은 일이 있었고 눈물을 흘렸기 때문에 이 친구는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됐을거에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화에서는 셰어하우스 규칙으로 ‘다시 벨 에포크로’라고 적혔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대 그늘진 청춘을 대변하며 매 순간 공감을 일으킨 ‘청춘시대’. 그 중심에서 잔잔한 위로를 건넨 윤진명, 그리고 그를 연기한 한예리는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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