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화려한 유혹', 복잡한 구성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기사 등록 2015-10-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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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 '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첫째 '화려한 유혹'은 너무 많은 것들을 한 번에 보여주려고 한 끝에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면서 극의 혼란을 유발하게 될 확률이 높다. 제작진들은 드라마 속의 신은수(최강희 분)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서 복잡한 구성을 택했다. 하지만 앞으로 50부작이라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많은 사족들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이해와 몰입을 떨어트릴 수 있다.
둘째 '화려한 유혹'은 영화의 언어를 빌려쓰길 자처하고 있다. 상업영화에서는 10분 안에 관객을 몰입시켜야 결정적인 흥미와 승부를 이끌수 있기 때문에 극 초반에 많은 공을 들인다. '화려한 유혹' 역시 이미 예고편 등을 통해 비춰졌던 바 앞으로 영화의 어법을 빌려쓰는 맥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화려한 유혹'은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다. 앞으로 남은 수많은 회차가 있음에도 '영화처럼 꼭 초반부터 달려야만 하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화려한 유혹' 의 복잡한 전개는 극의 긴박감을 높이기 위한 긍정적인 장치보다 오히려 드라마의 어설픔을 감추기 위한 부정적인 효과로 그려질 것이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드라마가 영화의 어법을 빌려쓰게 되면 미쟝센과 영상의 화사로움 등은 증폭되지만 드라마적인 긴 호흡과 임팩트는 약화돼 용두사미의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화려한 유혹'은 신은수를 비롯한 인물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캐릭터들의 내면연기를 통해 전개시키는 걸 기본적인 모토로 하고 있다. 자칫 뻔해질 수 있는 스토리를 출연진들의 섬세하고 심도깊은 내면의 갈등과 충돌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계획인 것. 이는 제작진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굴곡진 인생에 대해 말하고 싶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인물들의 폭넓은 인생사를 그려내고 싶다면, 정녕 이게 제작진들의 의도라면 '화려한 유혹'은 한층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화려한 유혹'의 출연진들이 앞서 제작발표회 등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고백한 바 있듯이 '화려한 유혹'을 이끌어나가야 할 인물군들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난해하고 고난이도의 표현을 요하는 캐릭터들 앞에서 드라마의 구성과 전개까지 복잡하고 방만하게 펼쳐진다면 시청자들은 결국 미로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의 메인 플롯은 1개인게 가장 효과적이고 서브 플롯은 1-2개정도 같이 가주는 것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최상의 구성이다. 그러나 '화려한 유혹'은 휴먼,로맨스,추리,치정,정치까지 녹여내는 스토리를 예고해 혼라스러워질 염려를 지니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한 드라마 안에 장르가 너무 많으면 극의 전개는 '거미줄'이 된다. 극 안에서 각개의 장르가 얽히고 계속 섥혀서 (어쩌다 시너지를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복잡함으로 비롯된 장르들끼리의 충돌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깰 수 있다. 또 이로 인해 진부함이 발생되거나 보는 이들의 목적의식을 상실케 만들어 황담함과 불만족을 충분히 야기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화려한 유혹'은 스토리로는 캐릭턱들의 야망을 말하되 연출과 촬영에서는 야망을 내려놔야만 한다. '화려한 유혹' 팀이 복잡한 장르적인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면 표현이라도 심플하게 진행돼야 그나마 시청자들의 공감과 함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급박한 전개는 젊은 세대가 아니고서야 많은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낮출 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화려한 유혹'이 품고 있는 복잡함은 곧 산만함이라는 단점으로 다가 올 수 있다. 동시에 '화려한 유혹'이 상류사회를 그려내려는 방향 역시 시청자들에게 전혀 생뚱맞은 허무맹랑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에 제작진들은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화려한 유혹'은 자체 모순을 극복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 관건일 것으로 예상되는 드라마다. 이미 제목에서 '화려함'을 표방한 만큼 시청자들의 감수성과 공감대와 전혀 상반된 이야기를 담아내게 된다며 냉담한 반응을 결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또 '화려한 유혹'은 여러 장르를 표현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원하고 있기에 어쩌면 극의 몰입도를 낮출 수도 있는 '시한폭탄'을 동시에 품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내장된 폭탄이 터지지 않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위대한 연출력이 필요하다. 과연 '화려한 유혹'이 앞서 언급된 모든 우려와 걱정을 극복하면서 시청자들 마음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예상했던 그대로 그저 '초라한 유혹'이 되는 것은 아닐까? '화려한 유혹'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MBC 제공)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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