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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신과 함께', 초호화 주연급 배우들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조연 활약

기사 등록 2017-12-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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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배우 김해숙, 장광, 오달수, 임원희, 정해균, 이경영, 김하늘, 이정재, 이준혁, 김동욱, 도경수, 김수안 등. 60대부터 1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연기파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열연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오늘(20일)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는 제목처럼 대한민국 연기의 신들과 함께 완성됐다.

'신과 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저승에 온 귀인 자홍(차태현 분)과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가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홍 역의 차태현을 중심으로 저승 삼차사 역을 맡은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과 각자의 개성으로 연기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네 주연 배우의 짜릿한 연기 호흡이 극을 안정감있게 이끌어 가는가 하면 화려한 조연 배우들의 짧지만 강렬한 등장은 극의 지루할 틈을 없게 한다.

그중 자홍의 동생 수홍 역을 맡은 김동욱은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를 알렸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수홍 역을 연기한 그는 분노와 연민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발휘한다. 선한 인상의 김동욱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도깊은 그의 열연은 극의 몰입을 제대로 높여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아이돌 멤버가 아닌 배우 타이틀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도경수는 수홍의 군대 후임이자 관심사병 원일병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그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이미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인정 받은 그가 관심사병으로서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을 섬세한 감정으로 완벽하게 풀어냈다. 아마 관객들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상상 속 저승 세계 캐릭터들을 현실적으로 재현해내기 위해 제작진들은 부단한 노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7개의 지옥 대왕들 역을 맡은 배우들은 파격적인 외적 변신 또한 감행해야했다.

이렇게 잘생긴 염라대왕이 있을까. 이정재는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끝에야 반백발의 머리와 수염으로 오랜 세월 지옥의 시간을 거쳐왔을 염라대왕으로 변신했다. 부모에게 지은 죄를 묻는 천륜지옥의 재판장이자 저승을 다스리고 있는 대왕들 중의 대왕인 염라대왕은 등장만으로도 모두를 떨게 만든다. 존재만으로도 엄청난 아우라를 발산해야 하는 역을 이정재 특유의 카리스마로 200% 소화해냈다.

정해균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얼굴 전체를 뒤덮는 특수분장으로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선보인다. 살인지옥 이라는 가장 엄격한 지옥을 관장하는 재판장 변성대왕 역으로 분한 그는 파격적인 비쥬얼로 자홍의 첫 지옥 재판을 더욱 임팩트있게 각인시켜 극 초반 흥미를 한껏 높인다.

삶을 낭비하며 살아가는 자를 벌하는 나태지옥의 재판관 초강대왕 역의 김해숙 역시 반전 매력을 펼친다. 초강대왕은 조선시대 왕비들의 헤어에서 모티브를 따와 인자한 성품의 인물을 연상케한다. 하지만 말대꾸하는 망자를 특히 싫어하며 이는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가 된다. 이와 함께 마치 '아기 동자'를 연상케하는 김수안은 거짓지옥 재판관 태산대왕을 맡아 특유의 순수함으로 망자의 거짓말을 꿰뚫어 본다. 저승의 판관 오달수와 임원희에게 심드렁한 표정으로 툭툭 내뱉는 대사를 듣고 있자면 배꼽을 안 잡을 수가 없다.

이외에도 불의지옥의 재판관 오관대왕 역의 이경영, 배신지옥의 재판관 송제대왕의 김하늘, 폭력지옥의 재판관 진광대왕의 장광 등 은 탄탄한 비주얼 디자인과 각 배우들만의 개성넘치는 존재감으로 극을 풍성케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저승의 검사들 판관 콤비 오달수와 임원희의 감초 연기는 7개 지옥의 재판관들을 더욱 돋보이게한다. 만담을 하는 듯 유연한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극을 빈틈없게 채워준다.

이처럼 지금껏 본적 없는 상상 속 사후 세계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초호화 배우 군단. 파격적인 분장과 의상으로 180도 변신한 배우들의 색다른 얼굴을 찾아보는 것 또한 극의 묘미일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제작진과 배우들의 각고의 노력에 관객들은 그저 박수를 보낼 일만 남았다. '신과 함께'를 본 이들이라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종합 선물 세트를 받은 듯 아이같은 미소를 머금으며 극장을 나올 것이다.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