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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간다] ‘붐뱁’에서 ‘트랩’까지 힙합 뮤직 도전기

기사 등록 2016-10-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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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직접 발로 뛰며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정신을 지향하는 스마트&벤처 미디어 이슈데일리. 이번에는 이슈데일리 기자가 작곡을 하는 것에 도전해봤다. <편집자 주>

노래를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간혹 몇몇의 작곡가들도 방송을 통해 ‘코드 4개로 곡을 만들었다’ ‘3분 만에 한곡을 완성했다’ 등 손쉽게 곡을 만들었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작곡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개성과 열정이 묻어있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필자는 ‘작곡한다는 것은 어떠할까?’ 가끔 머릿속에 몇 개의 멜로디를 그려보았다. 해외에서는 악보를 모르는 사람들이 뛰어난 작곡 실력을 나타낸 경우가 있었다. 또한 유명 작곡가로 알려진 ‘용감한 형제’도 악보를 보는 것은 문외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작곡 해볼 만한데?’라고 느끼며 어떻게 보면 얕잡아 보기도 했었지만 작곡가 겸 래퍼인 O.KEY를 만난 후 생각이 바뀌었다.

O.KEY는 작곡을 하는데 있어 기초부터 차근히 설명해줬다. 그는 “작곡을 하는데 있어 멜로디, 코드, 드럼 룹(하이햇, 킥, 스네어, 라이드 심벌)이 기초적인 부분이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작곡을 하는데 순서에 상관없이 자기가 편한 대로 만들면 된다. 멜로디를 생각해내고 그 멜로디에 맞는 코드를 짚은 후 드럼 룹을 덧입힌다든지, 코드를 짚어가면서 멜로디를 만든 후 드럼 룹을 가미한다든지, 자신이 작업하는데 있어 편한 방법으로 작곡을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통 발라드의 경우 멜로디, 코드만을 가지고 진행할 때도 있지만 힙합 곡을 만들 때에는 드럼 룹이 들어가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O.KEY의 경우 힙합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힙합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먼저 그는 힙합 뮤직 장르에 있어 대표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는 트랩과 붐뱁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트랩과 붐뱁은 요즘 힙합 뮤직에서 인기 있는 장르로써 많이 애용되곤 한다. 트랩은 808베이스 사운드를 바탕으로 50~60 정도의 bpm을 나타낸다. 붐뱁의 경우 어쿠스틱한 드럼 룹을 반복시켜서 리듬감을 만드는 것으로 bpm은 80~90 정도다.

위와 같은 해설만 들었을 경우 아마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보다 더 간단하게 풀어내자면 붐뱁의 경우 멜로디 소리보다는 래퍼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장르다. 붐뱁은 리듬은 ‘쿵(쉬고) 짝, 쿵(쉬고) 짝’ 이런 식으로 박자가 나오면서 조금 무거운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트랩은 멜로디가 조금 더 귀에 들려오는 것이다.

트랩은 붐뱁의 ‘쿵 (쉬고) 짝, 쿵 (쉬고) 짝’ 이 멜로디 안에서 쉬는 부분에 드럽 룹의 하이햇이 잘게 쪼개지면서 멜로디를 빠르게 만든다. 확실한 비교를 원한다면 트랩 장르의 곡으로 오케이션 ‘lalala’와 붐뱁의 장르에서는 더 콰이엇의 ‘Be My Luv’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 그는 큐베이스 5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곡을 시작했다. 이때 그는 작곡을 하는데 있어 본인이 악상을 떠올려서 만드는 것보다는 레퍼런스 곡(자신이 하고자 하는 장르의 대표적인 노래)을 토대로 하는 것이 더 편한 방법이라고 얘기했다.

섣불리 자신이 작곡을 한다는 것보다는 하나의 틀을 만든다고 보면 된다. 오 key의 경우 레퍼런스 곡을 지정 할 때 드럼 룹, 리프 멜로디(포인트, 인상적인 멜로디), 노래 멜로디(노래의 전반적인 멜로디), 이 3개의 요소가 중요한데 드럼 룹을 바탕으로 레퍼런스 곡에서 나타난 리프 멜로디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자칫 잘못할 경우 자신이 원했던 장르가 뒤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예를 들어 힙합 곡을 만들려고 한 작곡가가 잘못해 발라드 곡을 탄생시키는 ‘웃픈’ 해프닝을 말한다.

O.KEY는 “일단 자신이 따라하고 싶었던 노래의 리프 멜로디를 듣고 내 식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한다. 그리고 큐베이스 5 프로그램 안에 있는 Vit Calculator라는 기능을 통해 bpm을 레퍼런스 곡 안에 있는 스네어와 킥에 맞추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O.KEY의 말에 따라 bgm을 피아노로 맞춰 보는 등 직접 시험에 나서봤다. bpm을 맞추는 것은 딱히 어려운 점은 아니었다. 각 노래의 bpm이 느껴지는 부분은 확실히 구분돼 있었다.

이때 한 가지 필자는 의문점이 들었다. 힙합은 멜로디의 개성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드럼 룹을 따라가다 보면 표절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스네어, 하이햇, 킥의 경우에도 저마다 다른 소리가 있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드럼 룹의 샘플들을 무료 또는 유료로 파일을 올려놓는다. 이를 보고 작곡가들은 맘에 드는 샘플을 가지고 자신의 곡을 꾸리면 된다.

이후 O.KEY는 큐베이스 5 안에 있는 vsti(가상 악기)에 대한 기능도 설명해 줬다. vsti는 그대로 가상악기로써 멜로디를 자신의 입맛에 따라 조절하는 장치다. 이 안에 있는 vst(이팩터)는 리버브, 딜레이 등 다양한 효과들이 있었다. 허나 vst를 완벽히 다루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vst로 음을 바꾸는 것은 가장 재밌는 부분이었다. 흔히 말하는 edm 적인 사운드도 만들어 낼수 있었고 약간의 째즈같은 느낌도 드는 소리가 신기했다.

마지막으로 O.KEY는 작곡을 하는데 있어 많은 지식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기본적인 화성학, 큐베이스 5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등 작곡의 세계는 무궁무진했기 때문이다.

발라드, 째즈, 힙합 등 자신만의 곡을 만든다는 것은 기분 좋은 경험이었고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나도 이러한 노래를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허나 작곡을 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으며 신중한 작업을 겪어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O.KEY “단순히 멋있고 좋은 곡을 레퍼런스로 선정해 따라 만든다고 똑같이 멋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곡에서 어떠한 요소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지 파악하고 어떤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추가하거나 변형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기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