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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바람에서 디즈니의 환상까지…세종문화회관을 가득 채운 '색소폰의 마법'

  • 황용희 기자
  • 입력 2026.05.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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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규형, 이승리의 목소리와 색소포니스트 조세형, 바이올리니스트 김회진의 선율이 빚어낸 잊지 못할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지브리 & 디즈니 OST 콘서트'는 단순한 연주회를 넘어, 음악으로 기억을 소환하는 '거대한 감정선의 연장선'이었다. 화려한 캐스팅보드가 예고하듯, 이날 무대는 섬세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 그리고 독보적인 악기 연주자들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이끌었다.


1부: 지브리의 서정, 색소폰과 바이올린으로 다시 태어나다.

 

공연의 시작은 1부 '지브리'였다.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르고 지휘자의 손끝이 올라가는 순간, 객석은 숨을 죽였다.

첫 곡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버드맨(Bird Man)'이 울려 퍼지며, 자연과 인간, 생명의 서사를 담은 장엄한 세계가 펼쳐졌다. 이어 '이웃집 토토로'의 '산책(Stroll)', '마녀배달부 키키'의 '바다가 보이는 마을(A Town with an Ocean View)' 등 익숙한 선율이 흐르자 관객들은 소중한 추억을 꺼내 보듯 미소를 지었다.

 

특히 이번 공연의 백미 중 하나는 연주자들의 특별한 재해석이었다.

색소포니스트 조세형이 협연한 '벼랑 위의 포뇨' 메인 테마는 통통 튀는 색소폰 음색으로 캐릭터의 귀여움을 극대화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언제나 몇 번이라도(Always with Me)'에서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색소폰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회진은 '원령공주' 메들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갈등이라는 묵직한 서사를 장엄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냈으며, '천공의 성 라퓨타'의 '너를 태우고(Carrying You)'에서는 깊고 울림 있는 선율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2부: 디즈니의 화려함,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로 폭발하다

 

15분간의 인터미션 이후 시작된 2부 '디즈니'는 분위기를 완전히 전환했다.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의 서정적인 연주로 포문을 연 후, 뮤지컬 배우들이 차례로 무대에 등장하며 공연장은 순식간에 화려한 뮤지컬 무대로 변모했다.

 

뮤지컬 배우 임규형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Evermore', 'Go the Distance' 등을 소화하며 무대를 압도했다.

 

특히 그의 목소리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어우러져 극적인 몰입도를 선사했다. '인어공주'의 'Part of Your World'에서는 호기심 가득한 인어공주의 감정을 실감 나게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배우 이승리는 'How Far I’ll Go', 'Speechless' 등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곡들을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Speechless' 무대에서는 억압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의 의지를 파워풀한 목소리로 전달해 무대를 장악했다.

 

색소폰으로 재해석된 'Remember Me', 감동의 정점을 찍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색소포니스트 조세형이 연주한 '코코'의 'Remember Me'였다. 색소폰의 부드럽고 애절한 선율로 재해석된 이 곡은 원곡과는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익숙한 선율에 색소폰만의 따뜻하고 깊은 울림이 더해져 이별의 아픔과 영원한 사랑이라는 곡의 메시지를 더욱 절절하게 전달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라이온 킹'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과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가 뮤지컬 배우들의 듀엣 무대로 꾸며지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그리고 스크린에 펼쳐진 영화 속 명장면들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환상적인 영화 속 세계로 안내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OST 연주회를 넘어 지브리와 디즈니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섬세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 그리고 색소포니스트 조세형, 바이올리니스트 김회진의 독보적인 악기 연주가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완성했다. 영화는 끝났지만 음악은 영원히 남아 우리의 기억을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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