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 액션 시퀀스에 쏟아진 기립박수, 할리우드 능가하는 수작이라는 평
- '한국 배우는 몰라' 외신 기자의 무례함 논란 속 '호프'의 칸 점령기
2026년 5월 17일 밤, 제79회 칸 영화제 뤼미에르 대극장은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기립박수는 무려 7분간 이어졌으며, 관객들은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은 상영 중 적어도 세 번의 액션 시퀀스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며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이밖에 다른 미디어들도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며, 한국영화 '호프'의 성공을 점쳤다.
외신 평론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열광적이다. 미국 더랩의 평론가는 '호프'가 시네마라는 매체가 여전히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고 평했고, 인디와이어는 10년 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칸에서 공개됐을 때 이후 처음 느끼는 스릴이라며 극찬했다. 월드 오브 릴은 이 영화가 10년 뒤 21세기 최고의 액션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할리우드 리포터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격자', '황해', '곡성'이 모두 이번 작품을 위한 워밍업으로 보일 정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평가가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호프'가 시도한 대규모 SF 장르의 문법에 대해 엇갈린 시선도 존재한다. 일부 평론가들은 첫 한 시간의 압도적인 액션에는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후반부의 시각 효과 완성도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인디와이어의 한 평론가는 각본과 CGI의 일부 대목이 전체적인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가 20분만 더 짧았다면 더 완벽했을 것이라는 색다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프'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치밀한 연출력과 제작진의 역량이 집결된 마스터피스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1980년대 후반 비무장지대 인근의 작은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려냈다. 약 5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대작은 한국 SF 장르의 상업적 징크스를 깰 승부수로 평가받고 있다.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 워크와 마이클 에이블스의 웅장한 음악은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배우 황정민과 조인성, 그리고 정호연으로 이어지는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는 별개로, 지난 18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 외신 기자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주연 배우인 황정민과 조인성을 향해 "나머지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며 무례한 발언을 내뱉은 것. 그는 나홍진 감독의 이름조차 부르지 않고 "감독이 답해달라"며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를 패키지로 저렴하게 캐스팅한 것이냐는 식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는 것.
이에 나홍진 감독은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각 배우를 따로 설득해 초대했음을 분명히 하며 차분하게 응수했다고 한매체는 전했다. 해당 기자의 발언은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조차 갖추지 않은 인종차별적 태도라는 비판을 받으며 국내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소란에도 '호프'는 현재 칸에서 가장 주목받는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SF 영화의 잔혹사를 끝낼 게임 체인저로 등극한 '호프'는 오는 5월 23일 폐막식에서 그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오는 7월 국내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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